드라마 첫 방송을 하루 앞둔 3월 20일, MBC골든마우스홀에서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제작발표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드라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반영하듯 출연진과 작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1시간 가량의 제작발표회가 끝난 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정지인 PD를 만났다.
3월 20일 MBC 골든마우스 홀에서 열린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제작발표회 현장.
왼쪽부터 김태훈 유인영 정지인(감독) 한혜진 윤상현
- 이번 드라마 준비는 어떻게 했나?
파업 여파로 석달 전인 작년 12월 26일에서야 편성이 확정됐다. 대본도 직전에 전달받았는데, 대본을 보니 ‘해야겠다, 이런 작품은 앞으로 만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건사고 없이 감정선 만으로 묵직하게 스토리를 밀고 나가는 대본은 솔직히 처음 봤다. 작가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 작품을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런 문학 작품을 영상으로 표현을 해야 하니 어렵기도 하다. (웃음)
- 전작인 ‘자체발광오피스’와는 분위기가 굉장히 다른데.
맞다. 그래서 더 해보고 싶었다. ‘자체발광오피스’는 내가 코미디를 워낙 좋아하니까 연출하기가 더 편했던 것 같다. 지금은 ‘도전을 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 멋 부리지 않고 오로지 배우의 내면 연기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 제작진이나 배우 모두에게 큰 고민이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준비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쉽지만, 닥치면 또 하게 되니까. (웃음) 일단 ‘도전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정지인PD
- 연출을 하면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 감정이 조금이라도 가짜로 보이면 드라마 자체가 ‘못 보는 드라마’가 되겠더라. 가식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배우들과 동선을 맞춰보고 대사도 바꿔보면서 작품을 함께 해석해 나가고 있다. 촬영감독, 조명감독과도 많이 상의하고 있지만 솔직히 쉬운 작업은 아니다.
- 불륜 드라마로 보일 수 있는데?
그 점이 고민이다. 나도 아침 드라마를 해 봤지만, 자칫 잘못하면 ‘아침 드라마’스럽게 되기 때문에... (웃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 선생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은 지켜야할 약속이지만 마음 속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는데... 현실에서는 표현 못하고, 숨기고, 억누르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거 아닌가. 드라마는 드라마니까 그런 부분도 꺼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 드라마가 어떤 드라마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나?
불편한 소재를 다뤘지만, 결말까지 보고 난 뒤에는 마음 속에 따뜻한 무언가가 남는, ‘보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다’ 는 느낌을 남긴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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