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MLB 단독 중계를 맞이하여 MLB를 사랑하는 팬 리포터를 선발했습니다. 당시 선발된 'MLB 팬 리포터'들은 당시 류현진 선수와 추신수 선수의 역사적인 맞대결 순간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 보았죠. 그리고 2016년. 무려 8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진출한 이번 시즌, 당시 팬 리포터였던 박동선 씨가 다시 한 번 MLB의 열기를 느끼기 위해 이번엔 스스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갔습니다. 박동선 팬 리포터가 전해드리는 생생한 메이저리그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보스턴 펜웨이 파크 방문기]
보스턴 펜웨이 파크를 가다
4월의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오후에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파크를 방문하였습니다. 메이저리그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펜웨이 파크입니다. 제가 이곳에 서 있다는 자체가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제볼을 꼬집어 보고 옆에 있는 미국인에게 여기가 펜웨이 파크가 맞냐고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Yes", 제가 펜웨이 파크에 와 있는 것이 꿈이 아닌 진짜 현실이었습니다.
▲ 사람들로 가득찬 보스턴 레드삭스 펜웨이 파크
김현수 선수의 선발출전
7연승을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와 부진에 빠져 있는 보스턴이 만났습니다. 이날 김현수 선수는 시즌 2번째 선발출장으로 9번타순에 배치되며 좌익수를 맡았습니다. 첫 번째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레드삭스의 선발투수 조 켈리를 상대로 좋은 선구안으로 볼넷을 2개 골라내며 출루에 성공하였습니다. 세 번째 타석에는 맷 바네스 투수를 상대로 아쉽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물러 났습니다.
▲ 김현수와 우에하라 고지의 맞대결 장면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타석에는 한국와 일본의 투타대결이 벌어졌습니다. 8회초 일본인 투수 우에하라 고지가 등판, 김현수 선수는 우에하라를 상대로 스플리터를 잘 받아 쳤지만 아쉽게 중견수 뜬 공으로 아웃되었습니다. 이억만리 먼 이국땅에서 한일 투수간의 맞대결은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펜웨이 파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Green Monster"와 "Sweet Caroline"
▲ 펜웨이 파크의 명물 - 그린 몬스터
보스턴 펜웨이 파크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그린 몬스터(Green Monster)입니다. 왼쪽 외야에 있는 높은 담장인데 타자들의 홈런성 타구가 이 벽에 자주 막혀 그린 몬스터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린 몬스터 담장의 높이는 무려 11.3M로 선수들의 홈런을 빼앗기도 하며, 수비하는 선수들의 애를 먹이기도 합니다.
▲ 그린 몬스터에서 바라본 시야
매 경기마다 적은 인원에게만 허용이 되는 그린 몬스터, 그린 몬스터에서 그 날 경기를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권이라고 할 정도로 탁 트힌 조망이 보장됩니다. 저도 잠시 그린몬스터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린몬스터에서 바라보는 경기장의 모습은 황홀한 기분마저 들 정도 였습니다.
▲ 레드삭스 팬들이 “Sweet Caroline“을 부르는 장면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는 7회초가 끝나면 모든 관중들이 일어서서 “Take me out to the ball game"이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펜웨이 파크에서는 한 번 더 노래가 울려퍼집니다. 8회초가 끝나면 “Sweet Caroline"이란 음악이 나오면서 관중들이 후렴구를 따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그것도 펜웨이 파크에서 “Sweet Caroline"을 들으며 같이 따라부르니 전율이 내 몸을 감싸기도 했습니다.
월리와의 만남
▲ 보스턴 레드삭스의 마스코트 - 월리
그린몬스터에 살고 있는 레드삭스팀의 마스코트인 월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린 몬스터에 살고 있는 만큼 초록색에 몬스터 같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월리는 보스턴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구단 전체에서도 인기가 많은 마스코트입니다.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말했더니 MBC 팬리포터 피켓에 월리의 싸인까지 해주는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레드삭스 팀이 원경경기를 떠나면 보스턴에 남아 지역사회에 봉사활동까지 하는 월리, 참으로 귀여운 몬스터 아닌가요?
보스턴의 행복한 연인 그리고 빅리그 브라이언 1과 ½
▲ 결혼을 약속한 빌리와 미첼
펜웨이 파크인만큼 좋은 좌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홈플레이트 뒷자석 쪽에서 경기를 관람하였는데, 제 옆자리에 유난히 사이가 좋아보이는 커플이 있었습니다.
보스턴 인근에 살고 있는 빌리와 미첼이라는 25살의 동갑내기 연인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빌리의 제안으로 사귀기 시작했다는 빌리와 미첼은 시간 날 때 야구장에 들러서 경기를 즐긴다고 했습니다. 장난식으로 연예는 “Yes" 결혼은 ”No"라는 빌리, 곧 있으면 5월의 신부가 될 미첼, 마음만 먹으면 펜웨이 파크에 와서 레드삭스를 응원하며 야구를 볼 수 있는 그들이 참 행복하고 부러웠습니다.
▲ 빅리그 브라이언 1과 ½과 함께
경기시작 전 펜웨이 파크 근처를 구경하다 키다리 응원단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름을 물어보니 “빅리그 브라이언 1과 ½”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빅리그 브라이언은 주로 경기장 출입구 쪽에서 어린이 팬들에게 풍선같은 걸 주며 레드삭스 팬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장시간 서 있으려면 힘들텐데 항상 웃는 얼굴로 팬들을 대하는 빅리그 브라이언이 참으로 멋지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펜웨이 파크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야구팬들
빨간 벽돌과 녹색 철골로 이루어진 펜웨이 파크, 그 속에서 숨쉬는 레드삭스 팬들은 좀 특별하기도 했지만, 그들로부터 “여기가 펜웨이 파크다” 라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며 야구 이야기를 나누고, 레드삭스 팀에 대한 애정을 많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펜웨이 파크에서 레드삭스 팬들과 함께 섞여 야구문화를 즐기고 공유한 오늘 하루는 제 평생 가장 특별한 날 중의 하루로 기억될 것입니다.
글/사진 박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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