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우리 엄마가, 몇 개월 밖에 살지 못 할 거라 했지만, 엄마는, 내 중학교 입학식에 오겠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우리 엄만, 그렇게 작은 기적을 나에게 알려 주고 떠났습니다. 기적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일어난다는 사실과 함께....... 엄마, 엄마의 아들이라,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기억할게요. 내 엄마”
그루(윤찬영)가 작문 시간에 발표한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마마’ 의 글이다.
MBC [마마](극본 유윤경 극본, 연출 김상협)가 3개월간의 만남을 끝으로 시청자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승희(송윤아)는 드라마 내외적으로 작은 기적을 남기고 떠났다. 그루에게는 ‘작은 기적’을 남기고, 지은(문정희)에게는 ‘꿈’을 남겼고,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을 남겼다.
1회의 캐나다 씬에서 신비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으로 죽음을 앞둔 승희 캐릭터를 구축하며, 작품을 시작했듯이 마지막회 역시 몽환적인 느낌으로, 승희와 그루가 바이크를 타며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님을 드러냈다.
[마마]는 김상협 PD가 방송 초반 ▲죽음을 앞둔 승희가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는 이야기 ▲‘강남’이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간· 자본주의적·직물적인 공간 내에서의 인간상들 ▲두 여자의 우정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듯이 다양한 이야기들이 개연성 있게 펼쳐졌다. ‘불륜’ ‘죽음’ 등등 자칫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를 갖고도 뻔하지 않은 스토리로 이야기를 펼쳐나간 것은 PD의 연출력에서 기인한다.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무엇보다 탄탄한 대본의 힘이다. [마마]의 ‘리얼 엄마’ 유윤경 작가의 필력은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마마]는 극 초반,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지교동’이라는 공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며,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드러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바이벌 교육에 던져지는 아이들과 아이의 성공을 위해 매니저맘 등을 자처하는 대한민국 엄마들의 모습은, 가감 없는 현실 그 자체였다. 또 ‘세상에서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두 여자’가 역설적이게 우정을 나누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게 그려졌다.
배우들의 열연은 [마마] 성공의 1등 공신이다. 6년만의 안방극장 복귀로 관심을 모았던 송윤아는 한층 깊어진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선물했다. 말기암 환자의 고통뿐만 아니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가야 하는 엄마의 고통을 가슴절절하게 연기한 송윤아는 매회 안방극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문정희는 복잡다단한 여자들의 감정을 표출해내는 데에 모자람이 없었다. 믿었던 친구에게서 받은 배신감에 분노하고, 그걸 갚아주는 대목에서도,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었지만 이젠 친구가 돼버린 친구에 대한 우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연기를 펼쳤다.
상대 여배우를 빛나게 하는 정준호의 관록이 연기력도 짚어볼 만하다. 초반 생계형 바람을 피며 직장인의 애환을 그려냈던 정준호는 후반, 아빠로서의 부성애와 지난 날 자신이 버렸던 첫사랑에 대한 안타까움, 죄책감,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고민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중년상을 그대로 그려냈다. 관록의 연기력을 지닌 정준호 이외에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회에서 12.8%(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였던 시청률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24회에서 20.2%로 막을 내렸다. [마마] 후속으로는 한지혜, 하석진, 고두심, 오현경, 하연수 주연의 [전설의 마녀]가 방송된다. [전설의 마녀]는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유쾌 상쾌 통쾌한 '전설'(湔雪, '설욕'을 의미)에 나서는 이야기로 10월 25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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