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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위험한 수술실,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전성관·조진영 PD

MBC블로그 2014. 7. 31. 14:43

지난 22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된 < PD수첩-당신이 잠든 사이, 수술실이 위험하다 >는 병원의 충격적인 대리수술 실태를 고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 PD수첩 >의 끈질긴 취재 과정을 전성관-조진영 PD를 만나 들어봤다.

 

수술도 대리가 되나요?

 

1,000회를 갓 넘긴 < PD수첩 >이 내놓은 야심작, ‘당신이 잠든 사이, 수술실이 위험하다’ 편은 일부 병원의 수술실에서 자행되고 있는 대리수술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의사가 없는 수술실에서 간호사가 국소마취를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지방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익숙한 듯 성형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등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CCTV 속 수술실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이슈가 된 CCTV 영상은 프로그램 내용은 물론 제작·기획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어요. 그동안 알음알음 전해 듣던 대리수술 문제의 심증을 물증으로 굳혀줬으니까요.”(전성관)

 

지난 4월 방송된 ‘환자인가, 상품인가’ 편을 취재하며 알게 된 한 의사로부터 관련 영상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전성관 PD. 하지만 제보자로부터 해당 CCTV 영상을 받아내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했다.

 

“제보자가 의료계에 종사하는 당사자다보니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이 크더라고요. 철저한 신변보호를 약속하고, 몇 번이나 설득한 뒤에야 영상을 입수할 수 있었어요. 어렵게 얻은 영상이 빛을 발하니 보람차네요(웃음).”

 

CCTV 영상 못지않게, 대리수술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발이식 수술을 받다가 식물인간이 된 이자연 씨(가명), 교통사고로 인해 간단한 다리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식물인간이 된 손영준 군 등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실로 심각했다.

 

조진영 PD는 “< PD수첩 >이 다루는 대부분의 아이템이 그렇듯, 피해자들의 아픔을 끄집어내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야하는 것이 가슴아팠다”고 회고했다. 명백한 의료사고임에도, 피해자가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하는 현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손영준 군의 어머니가 ‘병원 측이 우리가 믿고 있는 원리원칙대로 수술을 해서 나온 결과가 이렇다면 억울하지 않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우리 아이 인생이 사기를 당한 느낌이었다’고 하신 말씀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어요. 저희가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이기도 하거든요.”

 

 

 

 최초 고발의 사명감 갖고 끈질기게 취재

 

두 PD는 “이번 ‘당신이 잠든 사이, 수술실이 위험하다’ 편을 취재하며 PD로서 남다른 사명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의 잘못된 행태라 할지라도, 그냥 지나쳐버리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죠.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최초 고발자로서 진실을 밝히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는 책임감이 크게 다가왔어요. 우리 모두가 잠정적 환자잖아요. 단 한 명의 피해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죠. 아무런 잘못도 없이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 또 미래의 피해자들을 생각하며 끈질기게 취재했습니다.”(조진영)

 

이처럼 다부진 각오로 임한 ‘열혈 취재’에도 난관은 있었다. 비협조적인 정도를 넘어 관련 내용을 아예 묵살하다시피 하는 병원들의 태도는 허탈감마저 들게 했다.

 

“병원 측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서 취재를 요청했는데 의례적인 서면 답변서만 보내는 곳은 부지기수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곳도 있었어요. 보다 다양한 입장들을 정리해 담고 싶었는데 여러모로 아쉽죠.”(전성관)

 

“‘눈 가리고 아웅’식 대처에 정말 화가 났어요. < PD수첩 >을 통해 환자들의 마땅한 권리를 보호해야겠다는 각오가 더 굳어졌죠.”(조진영)

 

두 PD는 곳곳에 적신호가 켜진 의료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일부에 국한된 문제라 할지라도 ‘실체적 진실’을 알고 있는 의사들이 전면에 나서 변화를 끌어내야한다는 의견이다. “병원은 의료법을 준수하고, 관할기관 등은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종식시켰으면 한다”는 바람도 진솔했다.

 

“8월 5일 방송에서는 일부 안과의 라식·라섹수술과 관련한 문제들을 다룰 예정이에요. 저희 PD들은 보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뛸 테니, 시청자 여러분도 부적절한 정보에 현혹되지 마시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전성관)

 

ⓒ MBC | 염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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