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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에 '후덜덜', 말 뒷발에 '차일 뻔'

해발 4천 미터의 차마고도를 달빛에 의지해 내려와야 했고,

배우 송일국은 말 뒷발에 차일 뻔 했다.

 

말과 인간, 위대한 동행의 기록을 보여준 MBC 설 특집 다큐멘터리 <바람의 말>.

바람의 말 취재 과정에선 이렇게 위험천만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정재우 PD가 들려준 바람의 말 그 고행의 취재기.

 

 

 


* 1000년 전의 마방들처럼 목숨을 건 차마고도
티벳의 ‘토번말’을 사기 위해 차를 가지고 오갔던 길, 차마고도! 쥐와 새만이 지나다닐 수 있다는 조로소도를 촬영하기 위해 티벳을 방문했던 날. 티벳 독립에 관련된 불법 유입물이 배포되며 중국 정부와 티벳의 갈등이 고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담당자의 권유로 촬영팀들도 촬영을 접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이미 해가지기 시작했다는 것. 자칫하다가는 달빛에 의지해 천길 낭떠러지가 이어지는 해발 4000미터의 차마고도를 내려가야 하는 상황. 제작진은 서둘러 길을 내려가려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그럴수록 ‘말(馬)’들은 더 겁에 질려 우왕좌왕, 길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방향을 틀어대는 통에 위험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다행히 무사히 길을 내려온 제작팀. 하지만 수 백 년 전, 차를 싣고 말을 사로 가던 마방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제대로 체험했다고...

 

 

 

*자신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말(馬)이 낭떠러지로
중국 50여 개 소수 민족 중 하나인 묘족. 묘족의 최고 축제는 말 60마리가 펼치는 치열한 혈투, 투마경기다. 촬영 도중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두 마리의 말이 자신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수 십 미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투마 역사상 처음 일어난 대형 참사에 묘족 사람들소도 숨을 죽이고 있는 상황. 카메라를 든 담당PD가 눈물을 훔치며 말이 떨어진 낭떠러지로 뛰어내리는 투혼을 발휘. 현장에 있는 묘족 사람들은 두 번 놀랐다고...

 

 

 

 

 

*목숨을 건 질주, 송일국.
말을 타고 드넓은 초원을 마음껏 질주하는 것이 꿈이라며 제작진의 러브콜에 응해준 배우 송일국씨.  하지만 영하 20도를 오가는 설원의 내몽골에서는 말(馬)에서 떨어질 뻔하고 망아지를 길들이는 과정에서는 말(馬) 뒷발에 차일 뻔 하는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다행히 운동으로 다져진 순발력으로 큰 부상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지만 송일국씨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은 오래 지속 될 것 같다.

 

 

 

*명마 `아칼테케`를 향한 러브콜

북한처럼 언론 보도를 통제하는 나라 투르크메니스탄. 두 달 간의 끈질긴 요청 끝에 투르크메니스탄의 명마 ‘아칼테케’ 촬영을 허락 받을 수 있었다. 순수혈통 아칼테케 3500마리 중 3000마리를 보유 중인 투르크메니스탄은 ‘아칼테케’ 외부 판매를 엄금하고, 이를 나라가 관리할 정도로 명마 ‘아칼테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게다가, 언론의 통제까지 엄격한 나라이다 보니 촬영이 쉽지는 않았다. 거리 전경은 물론, 말이 달리는 모습도 허락된 장소에서 허락된 내용만큼만  촬영이 가능했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 대통령의 허락을 받아야만 했다. 제작진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만난 명마 ‘아칼테케’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지 않았다면,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사막을 건너는    끈기와 인내의 명마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어쩌면 못해먹겠다며 촬영을 접고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글. 정재우 PD(바람의 말 제작진), 편집 류의성(정책홍보부, esryu@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