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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위대한 본능①> 장수말벌도 `깨갱`

 

<장수말벌과 장수풍뎅이의 한 판 승부>

 

"장수말벌과 장수풍뎅이가 싸우는 거 보셨어요? 장수말벌이 장수풍뎅이에게 `싸대기`를 맞더니.."

 

오는 29일(금) 밤 10시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곤충, 위대한 본능>을 만든 김진만 PD의 얘기다.

 

"장수말벌이 침을 쏴도 소용이 없어요. 그만큼 장수풍뎅이가 단단합니다. 장수말벌 앞으로 다가가더니 패대기를 치더군요. 결국 장수말벌은 도망갔죠"

 

말벌에 쏘여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일어날 정도로 말벌은 위험한 존재다. 특히 장수말벌은 맹독성이 꿀벌보다 최대 500배나 강하고, 침도 수십번 쏠 수 있다. 그러나 장수풍뎅이는 단단한 껍질과 날카로운 큰 턱으로 상대를 던져 버려 `갑충류의 제왕`이라 불린다. 

 

김 PD는 "사람에게도 공포 대상인 장수말벌이 장수풍뎅이에게 맞아 도망치니 한편으론 통쾌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장수말벌 한 마리가 꿀벌 수십 마리를 공격하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

 

<곤충, 위대한 본능>의 제작 기간은 무려 400일. 1년 넘게 곤충 세계를 들여다본 김 PD에게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장수말벌과 꿀벌의 `전쟁`을 꼽았다.

 

"장수말벌이 나타나면 대부분의 벌들은 모든 걸 포기하지만 꿀벌은 꿀과 유충을 지키기 위해 결사 저항합니다. 장수말벌 한 마리가 꿀벌 1천 마리를 상대한다고 하는데..결국 장수말벌 몇십 마리에 꿀벌들이 모두 몰살당했습니다"

 

죽을 걸 알면서도 달려드는 꿀벌, 각각의 생명보다 종족을 살리려는 모습에서 곤충 세계도 인간 세상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먹이인 수액을 놓고 싸우는 장수풍뎅이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김 PD는 마치 한국과 일본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장수풍뎅이들의 밀고 밀리는 장면은 우연히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기가 막힐 정도의 호각지세(互角之勢)였는데 희열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일진일퇴. 수액을 놓고 싸움하던 장수풍뎅이들.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다.

 

<곤충, 위대한 본능>은 MBC 창사 52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명품 다큐 <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을 만든 김진만 PD, 김정민 PD, 고혜림 작가와 심현정 음악감독이 뭉쳐 2년만에 선보이는 대작이다.

 

또 국내 최초 3D 해양다큐 <엄홍길 바다로 가다>의 손인식 촬영감독, `곤충 마니아` 윤권수 촬영감독도 합세했다.

 

곤충의 생태계와 희노애락을 담은 <곤충, 위대한 본능>은 총 2부작으로, 오는 29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글. 정책홍보부 류의성(esryu@mbc.co.kr), 사진. 진주 작가(<곤충, 위대한 본능> 제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