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수십 마리를 공격하는 장수말벌.
"타타타타..갑자기 오른쪽에서 헬리콥터 굉음이 들리더라구요. 머리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순간 따끔했습니다"
11월 29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되는 MBC 창사 52주년 특집다큐멘터리 <곤충, 위대한 본능>.
지난 여름 장수말벌을 취재 중이던 김정민 PD. 장수말벌이 다가오는 줄도 모를 정도로 촬영에 집중하다가 머리 오른편을 장수말벌에 쏘였다.
제작진 본진은 장수말벌 집을 촬영 중이었다. 장수말벌이 좋아하는 검은색을 피하기 위해 하얀색 방충복 등으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김 PD는 말벌 집과 한참 떨어진 곳에서 메이킹 필름(촬영, 제작 과정을 담은 기록 영상)을 만들고 있었다. 촬영에 몰두하다보니 방충복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깜빡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김정민 PD가 장수말벌에 쏘인 직후 당시 모습(사진 왼쪽),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김 PD의 얼굴이 크게 부었다.
급히 인근 병원으로 긴급후송된 김 PD. 독 때문에 얼굴 전체가 부어올랐지만 병원 측에선 다행히
큰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촬영 때도 목숨을 위협받았었다. 흡혈곤충 삐융에 온 몸을 심하게 물렸고, 피고름이 생기면서 피부가 괴사 직전까지 갔던 것. 일주일 넘게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쏘여 사망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위협적인 존재 장수말벌. 그 공포감 때문에 제작진은 촬영 계획을 바꿀 생각도 했다고.
"무섭기도 하고, 사고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차라리 땅벌을 찍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거셌습니다"
<곤충, 위대한 본능>을 제작한 김진만 PD(사진 왼쪽)와
김정민 PD(사진 오른쪽)가 제작 뒷 얘기를 들려줬다.
그러나 김진만 PD가 "장수말벌과 땅벌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밀어부쳐 결국 모두 설득당했다(?)고 한다. 촬영 당일 날은 가기 싫을 정도로 무서웠다는 김 PD. 결국은 벌침을 선물받았다며 웃었다.
제작 기간만 700여 일. 곤충 다큐멘터리는 태풍 등 날씨 변수 때문에 생명 주기를 놓치는 일이 빈번하다. 그래서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자취를 감춰 그들을 찾아 다닌 일도 허다하다. 제작진이 다닌 거리만 해도 서울과 부산을 200번 왕복했을 정도다. 그들은 곤충 50 여 종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 곤충들의 생태계와 그 속의 희노애락을 담은 명작 다큐멘터리 <곤충, 위대한 본능>.
장수말벌을 촬영 중인 <곤충, 위대한 본능> 제작진.
장수말벌은 검은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방충복 색상은 흰색이다.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을 제작한 김진만 PD와 고혜림 작가, 심현정 음악감독이 2년만에 선보이는 작품. 국내 최초 3D 해양다큐 <엄홍길 바다로 가다>의 손인식 촬영감독, `곤충 마니아` 윤권수 촬영감독도 힘을 합쳤다.
배우 이승기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명작 다큐멘터리 <곤충, 위대한 본능>. 11월 29일 금요일 밤 10시에 1부, 12월 6일 금요일 밤 10시에 2부가 각각 방송된다.
글. 정책홍보부 류의성(esryu@mbc.co.kr) / 사진. 진주 작가(<곤충, 위대한 본능>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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