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흙길에 이어진 가벽을 따라 자동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사람 한 명 보기 힘든 그곳에 9m에 이르는 거대한 장벽 8개가 나타난다.
이미 구분된 국경을 더욱 확실하게 나누겠다는 의지의 표현인걸까.
국경에 국경이 더해진 기묘한 풍경을 바라보며 <선을 넘는 녀석들>은 쉽게 말을 잇지 못한다.
국경을 접한 두 나라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두 발로 경험하는 신개념 탐사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
첫 번째 여정인 ‘멕시코-미국’ 국경을 다룬 장면이다.
첨예한 갈등의 국경은 물론 화합을 이룬 소통의 통로가 된 국경까지.
<선을 넘는 녀석들>의 오미경 PD를 만나 다양한 대륙에 위치한 ‘선’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선’이라는데 집중해 국경을 넘는다는 기획을 한 것이 새롭다.
도보로 국경을 넘고, 국경을 맞댄 두 나라를 차례로 체험하는 것이
해외여행을 소재로 한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별된다.
우리나라는 반도에 위치했지만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섬과 같다.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국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도보로 국경을 건너는 것이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첫 번째 국경으로 ‘멕시코-미국’을 선정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멕시코와 미국이 맞닿은 국경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박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치한 ‘샘플 장벽’도 다뤄보고 싶었고,
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진행됐다.
비교적 덜 알려진 멕시코에 대해 소개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생소한 멕시코를 설명하는 데에는 출연진들이 고른 역할을 한 것 같다.
특히 설민석의 등장이 일반적 예능과 다르다는 느낌을 줬다.
출연진 가운데에서 설민석 씨가 <선을 넘는 녀석들>의 차별점이라고 본다.
깊이 있는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를 바랐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설민석 씨가 친절한 동반자가 되어 의미를 살려줬다.
현지 교민들과 만남을 담고 싶어 출발 전에 신청을 받았는데, 유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들의 향수를 달래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생각에 작은 강의 시간을 마련했다.
김구라, 이시영도 각자의 역할을 잘 해줬다.
김구라 씨는 설민석씨와 좋은 조합을 이뤘다. 김구라씨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현안을 잘 알고 있어 정세를 설명하는 데에 도움이 컸다.
이시영 씨는 ‘강철체력’에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캐스팅했다.
스페인어를 배우는 등 사전 준비를 열심히 했고, 현장에서 운전을 도맡는 등 많은 역할을 해줬다.
방송 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크리스티안과 타일러도 출연했다.
국경을 맞댄 두 나라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싶어 멕시코인 크리스티안과 미국인 타일러를 캐스팅했다.
3년 만에 고향을 찾은 크리스티안은 현지에서 통역을 했고,
우리말에도 능통해 시청자들에게 친절한 설명을 해줄 수 있었다.
타일러는 현안에 관심이 많았다.
국경에 세운 장벽을 바라보는 평범한 미국 사람의 입장을 잘 이야기해줬다.
효과에는 의문을 품지만, 다른 중남미 국가 사람들이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루트가 되는 만큼
멕시코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외국인 출연자들 덕에 내용이 풍성해졌다고 생각한다.
여정에 뒤늦게 합류한 유병재는 혼자 이동하면서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처음부터 함께하고 싶었지만 바쁜 일정 탓에 그러지 못했다.
아쉬웠지만, 합류 뒤에 그가 보여준 ‘낯가리는 캐릭터’는 방송의 포인트가 되어줬다.
멕시코의 국민 스포츠인 ‘루차리브레’의 팬이라 현역 선수들과 캐미가 살았다.
이어지는 ‘프랑스-독일’의 국경도 관심이 크다.
3명의 MC(설민석, 김구라, 이시영)와 유병재씨는 함께 하고 나머지 멤버는 바뀐다.
인기 아이돌과 새로운 외국인 멤버가 함께 한다.
‘프랑스-독일’ 국경은 ‘미국-멕시코’ 국경과 다른 분위기일 것이다.
과거 큰 전쟁을 4번 치렀지만, 지금은 화해를 이뤘고, 유럽을 이끄는 두 나라 사이엔 비슷한 듯 다른 점이 많다.
프랑스에서 독일로 이동하는 중에 역사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독일 ‘통일’의 의미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 뒤의 여정도 궁금하다.
‘요르단-이스라엘’ 국경에서 촬영을 진행 중이다.
다양한 대륙을 다루고 싶어 다음에는 지중해 쪽을 계획하고 있다.
갈등이 있는 국경은 물론 잘 알려진 여행지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
마지막으로 다룰 수 있는 ‘선’은 ‘한반도의 남과 북’이 아닐까 싶다.
독일에서도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남쪽에서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가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출연자들도 촬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았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가능할지 모르지만, 제작을 할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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