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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씨, 오늘 라이브 28곡 정도만 부탁드려요"

지난 10월 30일 '두 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에선 '완벽한데 딱 하나 모자란 것'이란 주제로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끼어든 한 남자의 목소리.

"모자란 건 오늘 제 목소리죠"

 

낯선 듯 익숙했던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가수 신승훈! 두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두 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에 출연한 가수 신승훈 씨. 박경림 DJ와 뜨거운(?) 포옹을^^

 

 

`신승훈씨, 알아 모시겠습니다`

타이틀곡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4집의 <오랜 이별 뒤에>로 오프닝을 열었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도 못하고 노래로 시작한 라디오는 데뷔 23년만에 처음"이라며 당황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번 새 앨범을 내면서 라디오에 나가야겠다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경림 DJ였고, 첫 방송으로 '두 시의 데이트'를 택했다는 기분 좋은 얘기를 쏟아낸 신승훈 씨.

 

그러나 그의 앞에 놓여진 건, 박경림 DJ가 적어 온 '내가 듣고 싶은 노래들' 20 여곡 목록. 신승훈 씨는 목 상태가 좋지 않다며 걱정했지만, 많은 청취자들은 2시간 동안 함께 할 신승훈씨와의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새 앨범을 내면서 첫 방송으로 두 시의 데이트를 선택했다는 신승훈 씨.

 

신승훈씨의 두시의 데이트 출연이 더 뜻깊은 이유가 있는데요. 경림 DJ와의 첫 만남이 바로  두시의 데이트 였다는 겁니다. 때는 바야흐로 1998년 이문세 씨가 진행을 맡고 있던 시절, 당시 고3이었던 경림 DJ는 신승훈씨가 출연한 초대석에서  '신승훈, 그는 누구인가?' 라는 일종의 뒷조사(?) 겸 분석 파일을 공개해 청취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신승훈씨를 '막 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한 동생으로 친분을 유지해 온 경림 DJ. 신승훈 씨의 증언에 따르면, 섭외 당시 제작진은 분명 '토크 위주다, 노래는 CD로 틀겠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기타는 갖고 와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경림DJ와 스튜디오에서 만나는 순간, 모든 것이 뒤집혔죠. 토크 위주는 라이브 위주로, CD는 라이브로, 기타는 주야장천으로. "오늘 라이브 28곡 정도 부탁드린다"며 시작부터 라이브를 시키는 경림 DJ 덕분에 청취자들은 즐거웠습니다. 

 

 

 

`라이브 황제`, `발라드 황제`라는 수식어를 유감없이 입증한 신승훈 씨.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 출연자 신승훈의 선서-

"나 신승훈은 두데 가족들이 듣고 싶어하는 모든 노래를 들려준다"

 

선서를 마친 신승훈씨에게 쉴 틈도 없이 '<I Believe> 듣고 싶어요' 라는 청취자의 문자를 전하자마자 신승훈 씨는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신승훈 씨의 `라이브 폭격`에 한 청취자는 '23년치 가을을 한꺼번에 만끽하는 것 같다'며 감성 가득한 소감을 보내기도 했죠. 경림 DJ가 깜빡하고 문자 번호를 미처 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자 참여 수가 어마어마했는데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신승훈 노래' 주제 앞으로는, 신승훈씨의 앨범에 실린 노래는 물론 팝송들까지 다양하게 도착했습니다.

 

<White Christmas>에 이어 <Last Christmas>, 그리고 숨돌릴 틈도 없이 이어진 <Vincent>. 특히 <Vincent>는 오래 전,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게스트로 출연해서 처음으로 불렀던 팝송이었다고 하네요. 계속 팝송퍼레이드 부탁드린다며 도착한 신청곡 중에는 <She>도 있었는데요. 건반으로 하는 게 어울린다며 슬쩍 빼는가(?) 싶더니... 한 소절 바로 불러주는 센스를! 역시, '주크박스 신'이라는 별명이 딱 이었죠.

 

 

 

 

 

그 후로도 <미소 속에 비친 그대>, <처음 그 느낌처럼>, <그 후로 오랫동안>, <라디오를 켜봐요>,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면>, <보이지 않는 사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등등을 계속 이어가던 신승훈씨, '미성과 진성, 가성을 모두 유지하는 비결이 뭐냐'는 경림 DJ의 질문에 '집에 가면 목을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답을 내 놓았는데요. 이에 담당PD는 '그런 개그 하시는 걸 보니 이제 쉬셔야겠다'며 CD로 신승훈씨의 노래 한 곡을 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휴식 후, 다시 돌아온 라이브 타임! <오늘같이 이런 창 밖이 좋아>, <가을빛 추억>, <어느 멋진 날>, <로미오와 줄리엣>, <날 울리지 마>, <You are so beautiful> 등등 신승훈씨의 히트곡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청취자들에게 잊지 못할 가을날을 선물했는데요. 방송 도중 이런 청취자 문자가 도착하기도 했습니다. '라디오 들으면서 돈 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낀 건 처음이다'

 

귀중한 출연 기회인 만큼, 단단히 작심한 경림 DJ. 이승철씨가 선물한 로고송을 듣고, 너무 웃겼다고 말하고 있는 신승훈씨에게 덥석 로고송 약속을 받아냈고요. 두데 청취자를 위해 싸인CD 30장을 받아 내기도 했는데요. 당하는 건지, 당하는 척!을 해 준 건지는....신승훈씨만 아는 걸로~

 

 

 

 

 

 

Q. 신승훈에게 사랑이란?  A. "보이지 않는 사랑"

 

마지막으로, 듣는 사람까지 초조해지는 스피드 질문을 던진 경림DJ!

하지만, 신승훈씨는 역시~ 능수능란하게 받아쳤습니다.

신승훈의 최종 이상형은? '수지+아이유+클라라'

신승훈에게 집은? '칩거의 원흉'

신승훈에게 사랑이란? '보이지 않는 사랑'

...방송 내내, 실시간으로 기사가 쏟아진 이유가 있었죠? ^^

 

 

 

'사실 시킨다고 다 하는 성격은 아닌데, 오늘만큼은 두데 가족들 앞에서 노래하니 너무 행복했다'는 신승훈씨. 신승훈씨가 쏟아낸 수많은 라이브는 팟캐스트로 다시 들으실 수 있고요. 노래 목록은 두시의 데이트 '듣는 선곡표'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신승훈으로 시작해서, 신승훈으로 끝난 두 시간 동안의 특집 생방송!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꼭 한 번 들어야 하는, 몇 번을 다시 들어도 좋은 소장가치 충분한 방송입니다. 강력 추천 드려요~

 

글/ 사진. 라디오국 이고운 작가(sugar357@naver.com)

 

신승훈 씨가 MBC 공식 블로그 M톡 독자를 위해 직접 사인했습니다. 신승훈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