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찾아줘서 고맙다"
지난해 12월20일부터 올해 1월3일까지 방송된 MBC 무한도전 특집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이하 토토가)가 방송가는 물론 가요계와 인터넷을 강타했다.
토토가는 30대 이상 시청자들에게 1990년대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10· 20대 연령층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일 방송된 토토가는 시청률 30%(TNmS 수도권 기준 29.6%)에 육박하는 기록으로, 무한도전
역대 시청률 3위에 올랐다. 1위는 지난 2008년 1월19일에 방송된 이산 특집(31.8%)이었다.
이날 시청률은 35%를 돌파하기도 했다.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터보의 '트위스트 김'이 방송될 때
순간 시청률은 35.9%로 치솟았다.
방송 직후 무한도전 게시판과 음원차트, 포털검색어, SNS 버즈량에서도 ‘토토가’ 신드롬이 나타났다.
아이디 jein**를 쓰는 네티즌은 "추억을 찾아준 토토가 고맙다"고 게시판에 글을 남겼고, 아이디
le****는 "아련한 첫 사랑을 만나 실컷 놀고 온 느낌. 여운은 몇 달 갈 거 같다"고 썼다.
이밖에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되고, 90년대를 살았다는 게 자랑스럽다. 시즌2 제발 해달라",
"토토가 고정으로 해달라", "토토가 무편집본 올려달라", "뒤풀이 영상도 보고싶다"는 요청도
쏟아졌다.
음원사이트 지니의 실시간 차트에는 엄정화의 '포이즌'이 1위에 올라섰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지누션의 '말해줘' 외에도 김현정과 쿨의 노래도 상위권에 올랐다. 인터넷포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는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토토가 출연 가수와 노래 등이 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토토가'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신드롬 조짐을 보이자 언론들도 앞다퉈 토토가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중앙일보는 5일자 <90년대 콘텐트의 힘..복고(復古), 세대 넘어 20대 문화가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시청자들의 감성 시계를 1990년대로 돌려놓았다"고 평가했고, 스포츠동아는
<무한도전의 마력, 예능의 한계 넘어섰다>는 기사에서 "왕년의 스타로만 기억되는 이들이 지금도
여전히 활동 중이며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줘 시청자의 감성을 움직였다>고 썼다.
스포츠조선은 <무한도전 토토가 시청률 22.2%로 성공적인 마무리 비결은?>기사에서 "추억과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소위 '갈아타기'가 허용 안되고
앨범을 사야 노래를 들을 수 있던 시절에 생성된 팬들의 끈끈한 충성심, 8090세대 독특한 문화의
힘이 비결이라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안방, 1990년대 선율에 젖다>는 기사를 통해 "잠시 시들해졌던 1990년대 대중음악 붐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계기로 거센 불씨를 되살려 내고 있다"고 타전했다.
토토가는 이렇듯 시청자와 네티즌들을 감동과 흥분, 행복에 빠트렸고, 출연 가수들과 작곡가들도 감격에
젖게 했다.
가수 엄정화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든 것이 그대로. 그 때의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너무
시간이 오래 지나 기억조차 나지 않을 것 같던, 한 때는 나의 일상이던 그 모든 것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처음 무한도전의 제안을 받고 뛰던 마음을 빠듯한 영화 촬영으로 포기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잊어야
했던 어느날 션의 전화 한 통이 있었다. ‘말해줘’ 무대. 지누션도 나도 가장 빛나던 그 시간.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여행”이라며 “녹화 4일 전 출연을 결정 짓고 프렌즈(안무팀)에게 전화하고 거짓말처럼 하루 전
날 우리 멤버가 모였을 때, 우리는 너무 울 것 같은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엄정화는 “무한도전 너무 감사했다. 우리에게 추억을 현실로 확인할 시간을 줬다. 뒤늦게 함께할 수 있던
것도 감사하다”며 “그 시간 여러분의 추억과 함께한 우리의 노래들, 감사하다. 사랑해주셔서”라고 덧붙였다.
엄정화의 노래 '포이즌'의 작곡가 주영훈은 "정화야, 오늘 토토가 보는데 왜 눈물이 핑 돌까? 오랜만에
춤추는 모습과 프렌즈 안무까지 완벽했어. 신곡 하나 해야겠는데"며 소감을 밝혔다.
쿨의 멤버 유리를 대신했던 걸그룹 쥬얼리의 예원은 트위터에서 “다시 봐도 소름이 끼칩니다. 어떡해.
돈 주고도 못 살 소중한 경험을 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쿨의 이재훈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보다 행복할 순 없다. 비타민 예원이와. '무한도전 토토가' 쿨 대기실을
찾아와 준 사랑스런 시스터즈"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여전한 가창력을 선보인 가수 소찬휘도 페이스북에 “지난 2014년 12월 18일 토토가 녹화후 19일
새벽이었네요. 이렇게 웃고 떠들고 편히 노래 부른 적이 언제였는지”라며 “친구 재석씨와 무한도전
멤버들의 배려 잊지 않겠어요. 김태호 PD님도 저렇게 박수 쳤는 줄 몰랐네요”라며 뒷풀이 모습을 공개했다.
박명수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토토가 공연을 2시간 이상 하면서 관객들이 한 명 한 명
모든 곡을 따라 불렀고 우는 모습도 봤다. 공연이 끝나고 생각해보니 10년 만에 만난 사람들인데, 또 10년
후에 만날 생각을 하니 나는 그때 55세, 건모 형은 환갑이 다 되더라.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MBC 홍보국 류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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