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드라마'를 본적이 있는가?
아마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출근/등교 준비하느라 못보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우리가 출근한 사이 TV에서 신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오전 7시 50분~8시 30분,
MBC아침드라마 <모두다김치>
무려 시청률이 13%!!!
13%라니!! MBC 무한도전, K사 개그X서트, S사 정X의법칙의 시청률과 맞먹는(닐슨9월1주)
아니 대체 어떤 방송을 하길래.
우리가 없는사이 원빈과 장동건이 전지현과 김태희랑 나와서 '난리부루스'라도 춘단말인가!!
시청률 13%면.. 얼추 500만명이 봤다는건데!! '서프라이즈' '언빌리버블'!! 믿을수 없어!!
아침드라마는 안보더라도 아마 이장면을 기억하는 분들은 많을테다
드라마 따귀 역사상 레전드 반열에 오른 '김치따귀'(또는 김치 싸다구)
"아주 촥촥 감기는구만. 어휴.. 저 김치양념 어느 세월에 다 치우나.."
주부들에게만 유명했던 MBC아침드라마 <모두다김치>는
이 '김치따귀' 한방으로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에 1위에 오르며
드라마역사에 인상적인 한 획을 긋는다.
그런데 '김치따귀' 이전에 아침드라마를 널리 알린 장면이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사랑했나봐,2012>의 '주스 리액션' 씬.
주스리액션이 방송됐던 2013년 4월 1일
<사랑했나봐>는 21.4%(TNmS,수도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아.. 다 계획됐던건가.. "아니라며.. 계획된게 아니라며!!!"
*참고 : 연기의神 박동빈 인터뷰 (http://blog.mbc.co.kr/626)
잠깐.. 그런데.. 느껴지는가..
뭔가 묘하게 닮은 이 감성. 다른 드라마인데.. 마치 하나의 플로우 같은 느낌적인 느낌..
서... 설마..
화제를 만드는 '아침의 남자'
MBC C&I 김흥동 PD를 만나다!!
사실 김흥동 감독의 존재는 지난 '주스아저씨 박동빈'씨 인터뷰때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한 혼신의 '주스 리액션' 연기를 살려준 PD의 감성이 더 대단한것이라며... 그를 추켜세웠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모두 다 김치>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흥동입니다. 제가 했던 작품은 <무신, MBC 2012>, <사랑했나봐, MBC 2012> 그리고 케이블 드라마 <과거를 묻지마세요,OCN 2008>, <기찰비록,tvN 2010> <별순검, MBC드라마넷 2010>등이 있고요. 예전에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2002~>, <TV특종 놀라운 세상>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했었습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샘 헤밍턴'등을 배출한 MBC의 일요일 아침 대표 예능(?) 프로그램!
알고보니 외국배우 '재연' 프로그램 포맷은 김감독이 처음 도입한것. 단역 7명으로 세계전쟁을 3번이나 치뤘다고 한다.
M. 예능으로 시작해서 '드라마 PD'로 넘어온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로 3년 동안 150편의 단편 재연물을 찍다보니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생겼어요.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지만 때마침, 별순검이라는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하면서 그게 첫 드라마 데뷔작이 됐죠.
김흥동 감동은 주로 '수사물'을 찍었다. '신이 내린 코'를 갖게 된 여자의 후각 중심 수사 이야기 <과거를 묻지마세요>, 조선 X파일 <기찰비록>, 조선판 CSI <별순검>.... 그리고 또 하나 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모바일 드라마 <중년탐정 김정일, MBC C&I 손바닥TV 2012>도 역시 추리 수사물이다. 아마 서프라이즈를 찍으며 쌓았던 감성과 상상력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또는 서프라이즈의 연장선?
M. 아침드라마는 매일 나와야되니까. 생각만해도 힘드실것 같은데요.
맞아요. 연속극은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고 모레도 해야 하고, 그렇게 7~8개월을 쭉 가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행복한 드라마는 나와 배우들이 행복해야 한다. 드라마를 쥐어짜듯이 하지 말고 행복하게 하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저의 좌우명은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누가 보면 나태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제 연출로서 행동 철학은 ‘잘 하게 내버려 둔다’예요. 그러면 모두가 잘 할 수가 있거든요.
그의 독특한 연출 경험은 진지한 '아침드라마'에서 빛을 발했다. 대표적인 '저예산' 프로그램인 '아침 일일연속극'에서 나올 장면들은 뻔할 뻔자인데, 김흥동은 달랐다. 단지 '주스' 한잔으로, 단지 '김치 반포기'로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장악했다.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가 됐는데. 이렇게 연출에 특별한 의도나 이유가 있었나요?
전혀 의도치는 않았어요. 그렇게 되면 욕먹죠. 드라마 가지고 장난치는 건데. 물론 대본에 그런 게 나오면 ‘이것 좀 되겠는걸’ 하고 예상은 하죠. 대본상에 들어있지 않더라도 뭔가 웃기고 싶어 하는 충동이 사실 (제 안에)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가 극도의 갈등만 보여주고 싸우고 매일 그러는데..너무 팍팍하잖아요. 그 가운데 재미 요소, 쉬어갈 수 있는... 쉬어가더라도 밋밋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그런 것을 찾다 보니까... 오히려 진짜 웃길려고 넣은 장면들은 한 번도 화제가 안됐어요. (웃음)
김흥동 감독은 진지하고 섬세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인상적인 장면처럼 그리 재미있지도 웃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유쾌함과 여유가 몸에서 베어 나왔다. 촬영현장을 지나던 스텝들이 스스럼 없이 인사를 건넸다. 그도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동선을 돌며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농담을 한마디씩 던졌다. 평소 그의 소탈한 모습을 짐작케 했다.
촬영 세트장에 재미있는 소품이 걸려있었다. 빈센트 반고흐의 작품들이다.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 [해바라기],[귀가 잘린 자화상],[붓꽃].. 자세히 들여다보니 뭔가 엉성하다. 그가 직접 그린 명화 '모작(模作)'이다. 그런데, 이거 뭔가 원작에 없던것이 보인다. '투칸?' 부리가 길고 노란새 '토코투칸'이 그림마다 걸려있다.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알게된 투칸에 이유없이 꽂혀서 그때부터 투칸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텝의 티셔츠에도 소품 카드에도, 본인의 휴대폰 케이스에도 투칸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이스터에그(easter egg)'
앞으로 다른 장르도 해보실 생각이신가요? 연출가로서 꿈이 있다면요?
연출자로서 저는 9번 타자 외야수가 되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모두가 다 <미니시리즈>나 <대작>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누군가는 또 <연속극>도 해야 되고 세련되지 못한 (아침드라마 같은 저예산)드라마도 해야 하는데, 저는 그런 드라마 속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찾고 다른 연출자들에게 이곳에도 재밌는 요소가 있고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역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저는 흔히 하는 말로 다른 장르를 하게 되면 하겠지만, 연속극을 통해서 인생을 많이 배우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인생을 다 배울 때까지는 어떤 작품이 와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9번 타자 외야수. 야구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기회의 순간, 1번 타선을 연결해야하는 역전의 타자이자, 상대의 큰 한방을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 위기의 수비수이다. 한 CP가 어느날 김PD에게 이렇게 물었단다. "이제 아침드라마 그만하고 주말드라마 해야지" 김PD가 첫번째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를 끝낸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란다. 공기같은 존재감.. 하지만, 얼마나 <사랑했나봐>를 잘 끝냈으면, '아침의남자'가 됐을까. 그런 그가 있기에 MBC의 아침이 든든하다.
김감독님~ 아침드라마 한판더?!
ⓒ MBC | 인터뷰/에디터. 이두호 / VJ. 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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