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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공룡 '탄생'에 얽힌 비밀은"

이승용 감독가 말하는 <1억년: 뿔공룡의 비밀> 제작기

 

지난 1월 27일과 2월 3일, 총 2부에 걾쳐 방송된 <1억년: 뿔공룡의 비밀>이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실감나는 CG(컴퓨터그래픽)로 호평을 받았다. 뿔공룡의 진화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해, 마치 쥐라기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던 CG의 비밀은 무얼까. 원더월드 스튜디오의 이승용 감독에게 물었다.

 

 

CG는 편집실에서만 이뤄진다? NO!
뿔공룡이 건물을 올라가고, 4차선 도로를 뛰어다니는 등 다채로운 CG장면이 볼거리였던 <뿔공룡의 비밀>. 그 생동감 가득한 영상의 비결은 하나부터 열까지, CG 구성요소의 어느 것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에 있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제작사 원더월드 스튜디오의 이
승용 CG감독은 편집실에만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었던 것이 밑바탕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조명이나 날씨 등의 현장 자료는 CG의 적용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예요. 화면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세부적인 정보들을 얻고, 필요한 장면과 상황들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직접 현장에 참여했어요. 이러한 사전작업이 실감나는 CG 구현의 큰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한 마리의 공룡이 탄생하기까지
사전작업을 마친 뒤 본격적인 CG 작업에 들어가는 순간, 스튜디오는 촬영현장 못지않은 전쟁터로 돌변한다. <뿔공룡의 비밀>에 등장하는 공룡은 모두 11종. 한 마리의 공룡이 영상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모델링-트래킹-애니메이션-라이팅&랜더링-컴포지팅’이라는 일련의 복잡하고도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모델링’ 단계에서는 공룡의 화석, 뼈와 골격 등 관련 자료들을 기반으로 형태를 완성하고, 이융남 박사 등 공룡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수차례 수정을 반복한다. “뿔이 있다고 알려진 시타코사우루스는 전문가들의 고증을 받아보니 뿔이 없다더라고요. 그래서 뿔을 없애고 전체 분위기를 바꿔 다시 디자인을 했어요. 시노케라톱스가 뛰는 장면도 있었는데, 골격상 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걸음걸이를 수정하기도 했죠. 공룡의 피부나 무늬 등은 고증이 없어, 제작진의 상상력을 총동원했어요. 색감, 움직임 등 세부적인 요소들도 수정을 거듭하며 완성도를 높였죠” 이렇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CG팀의 상상력과 인내심을 쏟아 부은 결과, 마치 눈앞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사실감 넘치는 공룡의 모습이 완성됐다. 동선을 설정하는 ‘트래킹’과 ‘애니메이션’, 광원· 위치· 색상 등 외부적 요소를 고려해 3차원 화상을 만드는 ‘라이팅&랜더링’, 카메라로 담아낸 4K 실사 배경에 모델링한 공룡을 합성하는 ‘컴포지팅’ 단계에서는 사실감을 불어넣는 것에 만전을 기울였다. 그간 할리우드에서 CG를 제작해온 이승용 감독만의 노
하우도 한껏 발휘됐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도로에서 트리케라톱스를 쫓는 1부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티라노사우루스가 길 한 복판에 있는 표지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리는 액션을 연출했죠. 꼭 필요한 CG는 아니었는데, 주변 사물을 이용해서 생동감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였어요.”

 


제작진과의 끈끈한 우정도 한몫
영화 작업에 비해 촉박했던 제작기간에도 불구하고 이승용 감독이 끝까지 ‘디테일’을 고집한 이유는 바로 <뿔공룡의 비밀> 제작진과의 끈끈한 우정 때문이었다. “이영관·김화영 촬영감독님 등 제작진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어느 장면 하나 허투루 할 수가 없었어요. 코리아케라톱스가 호수를 건너는 장면을 위해 조성욱 AD가 직접 호수에 뛰어들어 수영을 했거든요. 구도나 색감이 좋지 않았지만, 촬영 당시의 어려움을 생각해 그 장면을 꼭 살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른 장면보다 훨씬 수고로웠지만 결국 CG로 완성을 해냈어요” 11마리의 공룡들과 함께하며 한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이승용 감독. MBC 제작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국내에선 CG로 공룡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몸을 사리지 않은 제작진과 함께 해준 원더월드 스튜디오 팀원들에게 감사드려요. <뿔공룡의 비밀>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추가 시리즈 제작에도 도전하시길 기원합니다”

 

글. 정책홍보부 남유리(mbcweekly@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