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진행해온 덕분에 ‘와, 벌써 1년이나 됐어?’란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건강 문제로 4개월가량 자리를 비워 무엇보다 죄송하구요. 무한한 배려를 베풀어 주신 제작진에게 모든 공을 돌립니다”
슈퍼주니어 신동 등과 함께 다년간 <심심타파>를 진행했던 ‘잔뼈 굵은’ DJ이지만, 혼자서 두 시간여의 방송을 이끄는 데에는 생각보다 긴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놓는다.
“적절한 리액션으로 빈틈을 메워줄 파트너가 없다보니 부담감이 굉장했어요. 오랫동안 단칸방에만 살다가 100칸짜리 대궐로 옮겨가면서 ‘이 많은 방을 무슨 수로 다 채우지’하고 걱정하는 기분이랄까요?”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하는 김신영 DJ
<심심타파>는 야간 자율학습 중인 10대 학생들이 주 청취자였지만 <정희>는 20~30대를 중심으로 모든 세대가 대상이라 특히 부담이 컸다고 한다. 여러모로 색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이 고민이었지만 이내 답을 찾았다.
“지금은 명쾌해졌어요. ‘가족’이라는 답을 찾았거든요.”
그녀에겐 청취자가 ‘가족’. 화제가 됐던 청취자들과의 응봉동 곱창 번개 모임, 홍대 커피 번개 모임도 이런 배경이었다. “정희를 방송을 듣는 우리 언니, 오빠, 선생님들의 얼굴이 궁금해 가볍게 소집해 본 것이지요”
“흔히 라디오는 귀로 듣고 마음으로 보는 매체라고 하지만, 요즘에는 눈으로도 즐기는 매체로 변화하고 있어요. ‘번개’는 TV에 불어 닥친 ‘리얼’ 열풍을 라디오로 옮겨보자는 의도로 추진했어요. 저의 진솔한 모습과 리얼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 가족들에게 더 많은 즐길거리를 선물하고 싶었죠”
오는 12월 말이나 1월 초쯤에는 세 번째 ‘번개’를 소집할 것이라고 예고한 신영 DJ.
“언제 갑자기 ‘번개’를 칠 지 모르니 긴장 늦추시면 안 됩니다! 이번 번개 장소는 클럽, 드레스코드는 무릎 나온 ‘추리닝’이라는 거~”
정희의 많은 코너 중에서 그녀가 가장 애착을 가진 코너는 ‘신영나이트’.
점심 식사 후 사무실로 돌아와 “집에 가고 싶다”며 피로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을 신명나는 20세기 가요들로 ‘붐업’시켜주는 이 코너는 <정희> 가족들의 비타민으로 자리매김했다.
“시끄러우면 볼륨을 낮출지언정 주파수는 돌리지 말아달라는 멘트를 즐겨 해요. 처음에는 젊은 가족들의 지지가 컸는데, 요새는 시장 어르신들이 그렇게 좋아하신다더라고요”
청취자들의 희망곡을 중심으로 ‘음악방송’의 역사를 이어온 정희. 김신영 DJ가 합류하면서 예능같은 다채로운 코너들이 많이 생겼다. 그러나 다양한 음악을 많이 소개하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라디오를 ‘매체계의 소설책’으로 표현한 것을 보고 정말 공감했어요. 내용은 잊힐지언정 특유의 감성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잖아요. 그 감성의 근원이 음악일 테고요. 제작진도 저도, 음악적 감성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워낙 음악을 좋아해요. 늦가을 추천곡이요? 우순실의‘잃어버린 우산’이 어떨까요? 비오는 날 들으시면 감수성이 폭발하실 겁니다(웃음)”
김신영은 MBC를 ‘길러준 어머니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개그가 아닌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란다. 청취자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부탁하자 “움츠리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결국 마음가짐에 달린 것 같아요. 통장 잔고도, 몸도, 마음도 추운 이 계절, 긍정과 자신감을 무기로 열심히 도전하셨으면합니다. 저도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날려 드리는 ‘정오의 희망’으로 쑥쑥 커나갈게요!”
글/사진. 정책홍보부 홍혜미 (mbcweekl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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