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만 번째 배철수의 음악캠프, 출발합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지난 3일, <배철수의 음악캠프> 10,000일을 맞아 인터뷰를 위해 찾은 라디오국 주조정실에는 축하의 꽃다발들이 놓여 있었다. 스튜디오 안에는 27년 하고도 193일을 한결같이 DJ 배철수가 있었다. DJ 배철수, 배준 PD, 김경옥 작가 그리고 음악작가 배순탁이 말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어떤 존재일까?
<배철수의 음악캠프> 산 증인들을 모신 것 같아서 영광이다. 형식적인 질문이지만,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다. 10,000일이다. 기분이 어떤가.
배철수(이하 ‘배’) 소감이라고 말할 게 없다. 10,000일이라고 들었을 때, ‘오래됐구나’ 정도의 생각뿐이었다. 그래도 10,000일까지 하다 보니 처음 MBC 왔을 때는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다들 ‘형’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아졌다.(웃음)
김경옥 작가(이하 ‘김작’) 1990년 3월부터 시작했다. 배 선배 하고는 90년 9월부터 같이했다. 사실 시작할 때는 이렇게 프로그램이 오래갈 거라고 생각도 안 했다. 그냥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옆에서 시간만 같이 오래 보낸 거지, 혼자서 다 하신 거나 다름없다. 열심히 참여했다면 벌써 뻗었을 거다. 약간 발 하나를 빼고 일을 해서 그런지 더 오래 한 것 같다.
배준 PD(이하 ‘PD’) 2000년에 처음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맡아 배 선배를 처음 만났다. 라디오 PD들이 가장 일해보고 싶은 사람 단연 1위는 배철수다. ‘제가 프로그램을 맡을 때까지 계속해주세요’라고 말하는 PD들이 많다.
배순탁 작가(이하 ‘배작’) 음악작가로 올해 10년째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하면서 제가 프로그램에 준 것보다는 받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는 누구인지?
배/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는 어디서나 다 한 질문이니까. (참고로 그는 2015년 2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때 “메탈리카부터 블랙 사바스의 기타리스트 토미아이오미, 딥퍼플의 이안 길런, 알란 파슨스를 만났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사원들은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구내식당에서… 정말 MBC 곳곳에서 배철수 씨를 만난다고 들었다. 일상이 어떤가?
배/ 일상이 단조롭다. 점심시간 때면 상암동에 와서 밥도 먹고, 오후에 일도 보고 녹음할 때는 녹음하고, 방송 준비도 한다. 보통 다른 일이 없으면 오후 2시부터는 계속 MBC에 있다. 방송 끝나고 퇴근할 때까지. 그래서 많이 마주치나 보다.
대다수의 질문이 ‘한결같음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40대로 보는 사람도 있더라.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도 있나.
배/ 딱히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퇴근 후에는 바로 집에 간다. 별다른 취미는 없고,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한다. 요즘 TV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애들이 TV를 많이 보니까 젊은 애들하고 얘기를 하려면 아주 히트한 드라마도 챙겨봐야 한다.
지금의 목소리는 마음에 드나.
배/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웃음) 그냥 순응하는 거다. 100% 마음에 들진 않는다.
‘김작’/ 달라졌다. 분명히 달라졌다.
‘PD’/ 더 굵어졌나?
‘김작’/ 처음에는 ‘날티’가 났다.(웃음) 가벼운 목소리고, 물론 그때는 30대였으니까. 생각도 지금보다 도발적이고, 그때는 원고도 그랬다. 문제 제기하듯 틱 던지는 그런 식의 원고를 많이 썼다. 원고도 배 선배 목소리도 세월에 따라 달라졌다. 생각도 바뀌고, 가치관도 달라졌다.
27년간 오프닝을 썼다. 오프닝을 쓰며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분위기, 색깔 이 부분은 꼭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김작’/ 그런 생각은 없다. 밥을 해서 먹는 주부와 같다. 왜 엄마들 매일 그렇잖은가. ‘오늘은 뭐하지?’ ‘오늘은 또 뭐 해 먹지?’ 이렇게 매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재료가 있거나 없거나 밥은 차린다. 같은 글인데 배 선배 덕분에 글이 약간 더 좋아지고, 좋게 달라지는 그런 경우가 많다.
‘PD’/ 김경옥 작가 원고가 배 선배랑 잘 맞는다. 배 선배 캐릭터를 잘 나타내 준다.
‘김작’/ ‘세월의 힘’이 그런 거다. 배 선배도 제가 아닌 다른 작가의 글을 읽으면 그만큼 또 안 된다. 배 선배의 장점이 발음을 틀리지 않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하고 할 땐 제가 읽어봐야 한다. 이게 발음이 쉬운지 안 쉬운지. 발음을 못하는 분들이 있는데, 선배는 그런 게 없다. 알아서 다 해주신다. 그래서 대본에 어려운 단어도 막 쓴다.
이제 곧 30주년이다.
‘김작’/ 초기부터 오면서 10년까지가 힘들었던 것 같다. 10주년을 지나면서 10년을 채웠으니까 마음 비우고선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20주년이 지나고 이제는 우리 힘이 아니라 저절로 굴러가는 바퀴가 됐다. 늘 우리의 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PD’/ DJ가 가지고 있어야 할 퍼스낼러티(Personality)가 가장 크다. 그걸 잘 운영해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김작’/ 많이 벌여 놓은 사람은 자기가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해도 복잡해진다. 배 선배는 단출하게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중심으로 생활을 짠다. DJ가 스케줄이 바쁘면 정신없어 지는데, 자기 생활의 중심을 딱 짜 놓고 하니까 변수가 없다.
‘배작’/ 스케줄로 머리 아파 본 적이 없다.(웃음)
오후 6시 정각을 알리자, 만 번째 온에어가 켜졌다. 익숙한 시그널과 함께 “안녕하세요 배철수입니다, 1만 번째네요”가 울려 퍼진 주조 안에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함께한 고마운 청취자들이 떨리는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자신의 직업란에 ‘DJ’라고 적는다는 배철수.
천상 DJ 배철수의 특별한 날들은 아마 매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하는 2시간이 아닐까.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MBC FM4U(수도권 91.9MHz)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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