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시선집중> 새 진행자 심인보 기자
"살아있는 논쟁, 긴장감 있는 대화하겠다"
지난 10월 8일, MBC 라디오 개편과 함께 정통 시사프로그램인 <시선집중>도 새로운 진행자를 맞이했습니다.
<이범의 시선집중>에서 ‘조간 브리핑’의 고정 패널로 출연해 왔던 심인보 기자입니다.
심 기자는 KBS 기자 출신으로, 현재 뉴스타파에서 활동 중입니다.
심 기자를 만나 <시선집중>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들어봤습니다.
심인보 기자 : '내가 과연 <시선집중>을 맡아도 될까, 과분하지 않나'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지만,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 싶은 생각에 결국 승낙했습니다.
나에게는 정말 큰 영광이고, 그만큼 부담감이 큽니다.
지금까지 일주일 정도 방송을 했는데, 재미있고 개인적으로도 유익했습니다.
그동안 <시선집중>에 고정 패널로 참여를 하면서 진행자의 역할을 옆에서 많이 봐 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인터뷰를 하다가 해야 할 질문을 놓쳐 아쉬울 때도 많습니다.
완전히 적응을 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심인보 기자 : 그렇습니다. 개인 생활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고 집에서 방송 준비를 간략하게 한 뒤 출근하면 오전 6시 40분 입니다.
<시선집중>을 마치면 곧바로 회사인 뉴스타파로 출근을 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면 다시 다음날 아침 방송을 준비해야 해야 합니다.
몸이 힘들고 가족에게는 굉장히 미안하지만, 내가 선택한 것이니까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사 라디오 진행자로서, 탐사보도 기자로서 역할을 잘 해내고 싶습니다.
심인보 기자 : 요즘 라디오를 들어보면 과거에 비해 '균형'과 '긴장'이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게스트를 불러도 내가 원하는 말을 해줄 사람을 부르고, 내 편의 이야기만 듣기를 원하는 것 같고요.
하지만 MBC는 누가 뭐래도 공영방송이고, 균형감이 있어야 합니다.
내 편을 불러서 웃고 떠들고, 같은 정치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이(Interviewee)와 긴장감 있는 논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짜여진 대본에 따라서 하는 일종의 '약속 대련' 대신, 진행자와 인터뷰이가 그 자리에서 치고받기도 하며 청취자가 살아있는 대화를 직접 느끼고 판단할 수 있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인보 기자 :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현안을 챙겨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나의 원래 직업이 탐사보도 기자인데, 탐사보도 기자는 자신의 보도에만 관심이 있지 여러 현안들을 챙기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최근까지 <시선집중>에서 '조간브리핑'을 6~7개월 정도 하면서 예전의 데일리 뉴스를 할 때처럼 현안에 관심을 갖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책도 더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소설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제부터는 각종 현안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인보 기자 : 사실 PD와 작가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내가 답변하기에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뉴스를 생산하는 곳은 많습니다.
뉴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상시적으로 접하고 있기 때문에 TV나 라디오 매체를 통해 실시간 방송되는 뉴스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TV나 라디오 채널 같은 올드 미디어가 살아날 길은 무엇일까요. 나는 생생한 현장성과 심층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이슈를 다룰 때 표면적으로 불거진 특정 사안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이 벌어진 맥락을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의미까지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탐사보도 기자라서 그렇겠지만, <시선집중>을 좋은 탐사보도와 접목시켜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PD수첩>의 명성교회 관련 보도를 소개했는데, MBC 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 좋은 탐사보도가 나왔을 때에는 그것도 <시선집중>에서 적극적으로 소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인보 기자 :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리스 철학을 좋아하고 소크라테스를 좋아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항상, 사람들이 피하고 싶은 질문을 물어보고 귀찮게 하고 일깨우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감히 소크라테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널리스트의 역할이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 우리나라 여론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크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선집중>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고 균형감 있는 공론 형성의 장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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