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라디오 좀 듣던 분들이라면 이 이름, 기억하실 겁니다. ‘FM데이트’.
이승연, 고소영, 김현주 등 당시 최고의 여배우들이 진행을 맡았던 인기 프로그램이었죠. 게스트로 서태지와 아이들, 이덕진, 이휘재, 이경규 등이 출연했던 추억 가득한 ‘FM데이트’가 2013년 가을 개편을 맞아 부활했습니다. 진행자는 뽀뽀뽀의 뽀미언니로 잘 알려진 강다솜 MBC 아나운서! 편안한 방송으로 퇴근 시간을 책임지겠다는 'FM데이트‘의 첫 방송 날, 생방송 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첫 방송을 축하하는 꽃바구니가 눈에 띄는데요. 다솜DJ의 절친한 친구가 저녁 8시대를 평정하라는 깊은 뜻을 담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내 친구가 저녁 메인 타임 라디오의 DJ가 되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아무튼 기쁘면서 부담스러운(?) 꽃바구니를 앞에 두고 시작된 생방송! 광고가 나가는 틈을 타서, 다솜 DJ에게 첫 방송 소감을 슬쩍 물어 봤습니다.
“무섭고, 떨리고, 처음에 너무 떨어서 창피하고, 심장이 입 안에 있는 느낌!”
다솜DJ가 어느 정도로 긴장했는지 확 와 닿으시죠? 심장이 입 안에서 바운스 바운스 하는 그 느낌 아니까~
하지만 새로운 목소리를 반기는 청취자들, 특히 남성 청취자들의 문자가 속속들이 도착하면서 다솜DJ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처음 온 문자는 앞에 ‘새싹’ 아이콘이 표시되는데요. 문자 게시판이 온통 새싹으로 도배되는 엄청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중년 남성분들까지, 청취자의 연령대와 직업이 어찌나 폭 넓던지요. 다솜 DJ를 부르는 호칭도 다솜 누나, 다솜 언니, 다솜씨, 다솜님 등등으로 다양했습니다. 여러분은 다솜 DJ를 어떻게 부르고 계신가요? ^^
방송 중반 쯤, 다솜 DJ에게 지금 기분이 어떤지 물었습니다.
“아침 방송을 할 때보다 몇 배로 많은 문자 미니 메시지를 받으니 신기하고, 방송에 대한 반응이 바로바로 와서 신나요.”
생방송 라디오 DJ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도 합니다. 지금 기분이 어떤지, 어떤 상태로 방송을 하고 있는지,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 나오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진행하는 DJ와 함께 한다면, 듣는 사람도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매일 저녁 8시! 다솜DJ와의 데이트, 어떠신가요?
글/ 사진. 라디오국 이고운 작가(sugar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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