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 밤 11:15~12:15 <1부 - 파파! 프란치스코>
18일 (월) 밤 11:15~12:15 <2부 - 교황의 길>
2014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다. 교황은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해 젊은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초기 순교자들의 아픈 역사가 새겨진 해미읍성을 방문하며, 16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순교자 123인 시복식을 주재한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이번 방한을 맞아, 바티칸 교황청의 오늘을 조명하며 갖은 박해와 죽음까지 감당해야 했던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돌아본다. 기꺼이 빈자와 약자의 친구이기를 자처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 한국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속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인생의 의미와 함께 진한 감동을 전한다.
▷ 최초와 파격의 아이콘, 프란치스코 교황
작년 3월 13일 저녁 7시경, 콘클라베(신임 교황을 뽑는 비밀회의)가 열리고 있는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제266대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인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선출된 인물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현 프란치스코 교황).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인 그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탈권위적이고 파격적인 행보로 취임 1년여 만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우뚝 섰다. 아르헨티나 추기경 시절에도 대중교통을 타는 등 소박하고 검소한 태도를 보이던 그는 교황 취임 후에도 기존 관행을 깨고 공개 석상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등 연일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다”, “마피아는 파문되었다” 등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바티칸과 세계에 뜨거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하는 것일까? 제작진은 약 5개월 간 진행된 아르헨티나, 바티칸, 이탈리아, 미국 등 현지 밀착 취재를 바탕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과거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 바티칸, 비밀의 문을 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현재를 알기 위한 첫 번째 관문, 바티칸 교황청은 오랜 전통과 역사만큼이나 취재 제한이 엄격하고, 까다로운 보안을 유지하는 곳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오랜 두드림 끝에 바티칸의 비밀스러운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지하의 역대 교황 무덤은 물론, 교황 선출 비밀회의가 열리는 시스티나 성당,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려한 교황궁 대신 숙소로 선택한 소박한 성 마르타의 집, 바티칸의 역사가 기록된 비밀문서고 내부 등이 한국 언론 최초로 전격 공개된다.
뿐만 아니라 앞뒤를 예측할 수 없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 행보 덕분에 덩달아 바빠진 ‘바티칸 피플’들의 교황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통해 교황 취임 1년 여 만에 바티칸 내부에 생긴 흥미로운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본다.
▷ 내가 만난 교황 - 새미와 저지의 특별한 이야기
작년 겨울,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 사는 조로증 환자 새미(19세)는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새미의 편지를 받은 교황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새미의 건강 상태와 학교생활 등에 대해 물었던 것. 새미는 “교황이 아니라 마치 친구나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가난한 이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한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선택한 교황께서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우리와 같은 위치에 계신다는 건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가 된다”며 교황에게서 받은 감동을 전해준다.
한편 지난 3월, 미국에 거주하는 10살 소녀 저지는 교황을 직접 만났다.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로, 추방 위기에 처한 아빠를 구하기 위해 한 이주노동자단체의 도움을 받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의 일반 알현 현장에 찾아간 것이다. 저지는 교황이 가까이 다가오자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다. 마침 다음 날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교황은 이민법 개혁에 힘써달라고 부탁했고, 2년 간 헤어져 있던 저지 가족과 아빠는 기적처럼 눈물의 재회를 하게 됐다. 저지의 엄마는 “교황님이 (앞으로도) 모든 성당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큰 기적들을 만드시길 바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높여주길 바란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제작진은 새미, 저지 외에도 교황을 직접 만나거나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사람들을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적, 인종, 나이, 종교를 불문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선사한 크고 작은 희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를 통해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종교지도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채시라, 한국 천주교의 못자리 ‘내포’를 찾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에 한국을 찾는 교황 프란치스코. 가톨릭 신자는 물론, 교황을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방한을 기다린다. 클로틸다라는 세례명을 가진 배우 채시라 또한 교황의 방한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 중 한 명이다. 채시라는 교황이 방한 기간에 주요 일정을 치를 충남 내포 지역의 성지를 미리 찾아,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 이번 방한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전교구의 유흥식 주교와 함께 한국 순교자 박해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전된 해미 읍성 등을 둘러보았다. 또 인근 성당 신자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평신도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세워진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를 몸소 느껴보았다. 채시라는 8월 18일 명동 성당 평화와 화해의 미사에도 참석해 교황에게 한 발 더 다가간다.
그 밖에 교황을 환영하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의 배우 안성기, 김하늘 등 문화계 인사들, 대전 월드컵경기장 미사 때 교황의 앞에서 노래하는 성악가 조수미, 광화문 시복식에 참석하는 김대건 신부 후손 가족, 솔뫼성지에서 교황과 대화를 나눌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 등 이번 방한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사람들을 밀착 취재해 교황의 방한 일정과 그 의미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한다.
▷ 크로마뇽 화재 참사, 그리고 교황의 길
2004년 12월 30일, 록밴드 공연이 한창이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나이트클럽 크로마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공연장에 있던 10대, 20대 194명의 젊은이들이 빠져나갈 틈도 없이 질식사했고, 온 몸을 검게 그을린 400여 명의 부상자들이 들것에 실려 가는 등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대참사였다. 사건 조사 결과,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한 관계자들의 탐욕과 정부의 무능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으나, 해당 사건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모르쇠로 일관하는 국가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국민들로 인해 아파하던 유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 위로의 손길을 내밀고, 안아주며, 함께 눈물 흘려준 이가 있었다. 바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의 주교 베르고글리오(현 프란치스코 교황)였다. 제작진은 아르헨티나에서 크로마뇽 참사의 유족들을 만나 사건 당시 교황의 감동적인 행보에 대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지위에 상관없이, 세상 가장 낮은 곳을 향하는 그의 행보는 교황이 되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교회 밖으로 나가 어려운 이들 곁에서 함께 할 것’을 강조하며, 그 스스로 언행일치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4년 8월 그가 다녀간 대한민국의 길 위에서 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설렘과 환희로 가득할 교황의 길을 따라가 본다.
기획: 김진만
연출: 한학수
내레이션: 채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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