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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eople

방청객의 열기를 난로삼아 현장을 지키다

 

Peter Jones의 < The Technique of TV Cameraman >이란 책에는 엄마와 어린 딸 사이의 짧은 대화가 나온다. 아빠를 본지 오래된 어린 딸이 엄마에게 “아빠 돌아가셨어요?”라고 묻자 엄마는 “아니다 얘야, 아빠는 중계 카메라맨이란다.”라고 답한다.

 

영상2부는 연말이면 더욱 분주해진다. 스튜디오팀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쁘고, 중계팀은 한해의 마지막 날을 고성에서, 포항에서, 혹은 헬기를 타고 독도에서 보내거나 칼바람이 부는 아이스링크의 부감대 위에서 맞이했다.

 

 

지난겨울, 영상2부는 연말 <가요대제전>에만 총 32명(임진각 타종팀 4명 포함)을 투입했다. 거의 모든 인력을 연말 한 프로그램에 투입한 셈이다. 일산팀(13명)은 일산 D6에서, 상암팀(15명)은 상암 신사옥 광장에서 아이스링크 위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앞선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으로 연이틀 밤늦게 귀가했지만 <가요대제전>은 한해의 마무리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밤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기온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넘었을 테지만, 광장을 가득 채운 방청객들의 열기를 난로 삼아 현장을 지켰다. 5시간에 가까운 생방을 끝내고 2015년 1월 1일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서로를 바라보며 새해 첫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신년 특집 <뉴스데스크>를 위해서는 새해 첫날 두 팀이 출장을 떠났다. 한 팀(5명)은 <뉴스데스크>메인을 위해서 독립기념관으로, 한 팀 (2명)은 <뉴스데스크> 아이템 영상 촬영을 위해 포항으로 출발했다. 세트밖에서는 리허설과 생방송 시간 동안 꼼짝없이 추위와 싸워야 하는 고된 일정이었지만 부서원들은 오히려 “축복처럼 앵커 뒤로 내린 새해의 첫눈이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겨 추위도 잊었다”며 웃어 보였다.

 

 

영상2부원들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뜨거운 열정으로 맡은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마치 ‘가늘어서 소리는 없지만 만물을 이롭게 하는(潤物細無聲-杜甫의 春夜喜雨중에서)’ 봄비처럼 말이다. 3월에 예정된 스키중계와 함께 영상2부는 또 하나의 뜨거운 겨울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봄의 여운을 맞이하려 한다.

 

 

정찬래 MBC 영상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