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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음중 방청기] "K-pop 무대, 더워도 신나요!"

: MBC 쇼!음악중심 방청 후기 : 숙명여대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안녕하세요. 숙명여대 '숙명통신원' 이효정, 윤채린입니다.

 

저희는 지난 8월 3일 숙명여대 국제여름학교를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 23명과 함께 MBC<쇼!음악중심> 생방송 현장 관람을 위해 일산 드림센터를 다녀왔습니다. 

 

이날따라 푹푹 찌는 듯한 더위와 축축한 소나기가 번갈아 찾아오며 땀이 물 흐르듯이 흘렀는데요.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가수들을 눈 앞에서 본다는 생각을 하니 기대가 잔뜩 부풀어 올랐습니다. 특히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POP무대를 방청하게 돼서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방청을 기다리는 외국인 학생들

 

 

 

두근거리는 마음..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3호선 정발산역까지 지하철로 약 1시간 가량을 달려 드디어 MBC 일산드림센터에 도착했습니다. 흐르는 땀에 온몸이 젖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지만 TV를 통해서만 보던 한국가수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외국인 학생들의 표정도 연신 싱글벙글이었습니다.

 

투명한 유리로 된 현대식 건물을 보자마자 외국인 학생들은 흥분과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건물에 도착하니 저희 눈에 들어온 것은 안에 몰려있던 엄청난 인파였습니다. 시작하려면 두시간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로비를 가득 메웠고, 한쪽에 있던 카페에도 기다림과 더위에 지친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주로 나이어린 초등학생과 여중생들,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중 한 아이돌 팬클럽에서 단체로 온듯한 여학생들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들은 한쪽 편에 가지런히 놓인 가수들의 팻말 앞에 옹기종기 앉아 팬클럽의 단결력(?)을 과시하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다 지쳤는지 몇 몇은 축 늘어져 있기도 했지만 아이돌을 향한 팬클럽들의 열정과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경비원들의 안전통제도 잘 이루어져 덕분에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직접 만든 응원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는 와싸나씨(태국,22세)는 인피니트의 팬이다

 


기다리던 중에 걸그룹 F(X)와 보이그룹 EXO의 팬클럽 회원들이 응원도구인 풍선을 외국인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흔들어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외국인 학생들은 흔쾌히 풍선을 받아들고 다가올 공연을 기다렸습니다.

 

중국에서 온 리루오(미디어학부/24세)씨와 리앙천(미디어학부/25세)씨는 “평소 K-POP에 관심이 많아 씨엔블루와 동방신기의 팬으로 <쇼!음악중심>을 즐겨보았다”며 “오는데 더웠지만 한국가수들을 볼 생각에 떨리고 신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Romeo(프랑스), Mohammad(쿠웨이트), Leonhard(독일)씨는 “유럽은 아직 다른 지역보다 K-POP의 인기가 많지 않지만, 대부분의 유럽사람들이 싸이(PSY)는 알고있다. 방청을 기다리는 이 순간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시아지역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지만 한국가수를 한명 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으로써 기분이 좋고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한류가 더욱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했습니다.

 


쇼! 음악중심에 서다!

 

 

두 시간 가량의 기다림 끝에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TV에서만 보던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자 탄성이 절로 나왔는데요. 생각보다 무대가 작았지만 가수들이 퍼포먼스를 벌이는 음악방송 무대가 바로 앞에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신기하고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입장할 때는 거의 대기줄의 마지막이었기 때문인지 좌석이 대부분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맨 뒤에 서거나 양 끝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관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대가 멀어서 가수들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어떤이들은 망원경까지 동원해 관람을 하기도 하더군요.

 

무대 앞쪽 스탠딩석에는 특정 가수의 팬클럽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서 있었습니다.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크레용팝의 독특한 무대의상인 바이크 헬멧을 쓴 팬들도 군데군데 볼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이 재밌었는지 외국인 학생들이 연신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방송현장은 가수와 관객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과 수십 명의 스태프 그리고 9대의 카메라와 정체모를 각종 선들이 얼기설기 엉켜있어서 매우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톱니바퀴가 돌아가듯이 진행이 매끄럽게 이뤄져 스태프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생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몇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진 후 MC석 세트 옆에 앉아있던 세 명의 MC들이 올라와 가수들을 소개했습니다. 무대가 열리고 가수들이 춤추며 노래하자 그 모습을 찍느라 ENG카메라, 지미집카메라 등 여러 종류의 카메라가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가끔 무대 조명이 관객석까지 비출때는 눈이 부셨습니다.

 

가수마다 다른 조명과 배경의 무대연출이 인상적이었고 중간에 핸드폰으로 무대 사진을 찍는지 검열하는 관리인들도 있었는데, 멀리 떨어진 자리의 관객에게는 초록색 레이져로 지적하기도 하는 모습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가수들이 무대에 서는 동안, MC들은 자리에 앉아 구경을 하며 리듬을 타거나 서로 잡담을 나누었습니다. 가끔 뒤를 돌아 관객석에게 인사를 해주기도 했고, 흥겨운 노래, 특히 요즘 대세라는 크레용팝의 무대에서는 자리에 앉지 않고 춤을 따라 추기도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관객들은 가수보다 MC들을 보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는데, 그 모습도 생경한 광경이었습니다.



생방송 무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 외국인 학생들



방송 현장을 보며 가장 신기했던 것은 사전녹화였습니다. 편집 없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생방송은 무대와 무대 사이에 생기는 시간 공백을 채우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MC들이 다음 무대의 곡을 소개하며 시간을 벌거나, 1위 후보들의 대기실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는 방법, 그리고 사전 녹화입니다.

 

TV에서 음악방송을 볼때, 자연스럽게 다음 무대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일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사전녹화 때문이었습니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 미리 몇 몇 가수들의 무대를 촬영해뒀다가 생방송 사이사이에 이를 삽입해 현장에서 다음무대를 준비할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사전 녹화가 방영되는 동안 미리 촬영한 가수들은 무대에 올라와서 춤을 추다가 다음 가수의 무대를 위해 중간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실제 방송 현장과 TV로 방송되는 영상에는 같은 시간에 다른 모습이 보이는 특이한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생방송 현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특별한 묘미였습니다.

 

실제무대와 사전녹화된 무대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또한 방송에 나오지는 않아도 현장에서 지켜보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무대를 꾸미는 가수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방청권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외국인 학생들. 기다림보다는 설렘이 더 크다.

 

 


관객들은 저마다 응원하는 아이돌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야광봉, 풍선, 플래카드, 휴대폰전광판 등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그룹멤버들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수많은 팬들이 마치 하나인듯 구호를 외치는 모습에 K-POP현장에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걸그룹 무대에서는 남성 팬이, 남자 그룹의 무대에서는 여성 팬들의 호응 커져 아이돌 별로 다른 팬심(Fan 心)의 높낮이를 읽을 수 있었는데요. 그래도 어느 가수의 팬이든 특정가수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가수들의 열창에 골고루 호응하는 모습도 보여 좋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분위기가 고조되자 최근에 컴백한 인기 아이돌의 무대가 연달아 이어졌습니다. 아이돌그룹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팬들은 귀청이 떨어져 나갈 듯 소리를 질렀는데요. 온몸으로 울리는 큰소리에 그들의 흥분과 설렘이 저희에게도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특히 1위 후보를 두고 대결을 벌인 인피니트와 비스트 팬들간의 보이지 않는 미묘한 신경전도 현장의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사전녹화여서 1절이 끝난 후 MC들과 가수들이 무대로 모두 올라왔습니다. 1위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재빠르게 2층 관객석 사이에 놓였습니다. 무대에서 전광판을 보는 구도였기 때문에 현장에 있던 관객석은 점수 결과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긴장이 배가되었습니다.

 

지켜보는 팬들도 긴장한 티가 역력했고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의 이름을 외쳐대기도 했습니다. 1위가 발표되자 팬들의 환호성과 함께 1위를 놓친 가수 팬들의 아쉬움의 탄식이 들렸습니다. 마치 인저리타임(injury time : 추가시간)에 터진 결승골로 승부가 난 축구경기를 본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1위를 한 비스트의 수상소감과 MC들의 클로징멘트로 모든 순서가 끝이 났습니다.

 

 

K-POP의 위상을 확인했던 값진 경험

 
그동안 TV로만 보던 음악방송을 눈앞에서 직접 보니 가수들과 팬들의 열정과 애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면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하나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는 스태프들을 보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이처럼 생생하고 열광적인 K-POP 무대를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즐긴 자리여서 더욱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뉴스나 기사로만 접했던 K-POP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던 값진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외국인학생 서포터즈로 함께한 서영서(숙명여대 정치외교)씨는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쌓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끝나도 다음 학기나 대학원을 다시 한국으로 오겠다는 외국인들이 생겨날 때마다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이날 K-POP공연 관람활동도 외국인 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겁니다.

전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이 앞으로도 더욱 지속되길 소망합니다.


 

<쇼!음악중심> 방청이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는 외국인 학생들과 숙명글로벌버디그룹 URI의 모습

 


 

글/사진. 숙명여대 숙명통신원 이효정, 윤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