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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①]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울지 않는다고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촬영 현장을 가다

출연 외국인 30명 육박..문화 차이 `대화`로 해결

 

 

양주 MBC 문화동산에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촬영 중인 외국인 배우들.

 

 

"Why don't you have some fun with me?"(여기서 놀다 가지 그래?)

"How much is it?"(얼마면 되요?)

 

양주에 위치한 MBC 문화동산. 외국인 남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때, 한 사내가 이들 대화를 끊는다.

 

""Come on Sindy, You need to keep smiling and snatch the money as fast as you can"

 

(신디, 웃으면서 돈을 냉큼 낚아채야해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연출을 맡은 서재주 PD가 직접 시범을 보인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연출을 맡고 있는 서재주 PD(사진 가운데). 외국 배우들에게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촬영이 진행된 2일 동안 동원된 외국인은 20 여 명이 넘는다. 출연진이 모두 외국인이니 해외에서 촬영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서 PD가 서프라이즈 팀에 합류한 건 지난 2004년. 일요일 오전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그도 어느덧 10년차 터줏대감이 됐다.

 

외국인들과 촬영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 특히 문화 차이에서 오는 행동과 사고방식은 서 PD과 제작진에게 넘어야할 벽이었다.

 

"한국 배우들은 `빨리 빨리 문화`가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은 그렇지 않죠. 예를 들어 촬영 시간에 쫓기다보면 10-20분에 식사를 끝내야할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인종 차별로 오해해서 갈등이 커진 적이 있었습니다"

 

 

외국인 출연자 대기실에서 배우들과 얘기 중인 서 PD.

 

외국인 출연자가 한국 정서를 이해할 수 없다며 촬영을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고. 사연은 이렇다.

 

부인이 알수 없는 병에 걸렸다. 남편은 백방팔방으로 명의를 수소문했지만 결국 부인은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떴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다. 남편이 통곡하는 장면인데, 남편 역을 맡은 외국인 배우는 "우리나라에선 한국 사람처럼 그렇게 오열하며 울지 않는다"고 버틴 것. 결국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촬영했다고 한다. 

 

서 PD는 촬영 중간중간, 식사 시간, 촬영 이후에도 외국 출연진들과 수시로 대화한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영어 실력은 덤으로 따라왔다.

 

서프라이즈 대본을 슬쩍 봤다. 마치 영어 학습 교재같다. 서프라이즈 대본으로 꾸준히 영어공부를 한다면 어떨까?

 

본방송으로 듣기 실력을 점검하고, 자막을 받아쓰기한다면? 서프라이즈 외국인 출연자들과 대화할 정도로 실력이 늘지 않을까. 엉뚱하지만 기분좋은 상상이다.

 

글/ 사진. 정책홍보부 류의성(esryu@mbc.co.kr)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의 대본 일부. 그야말로 영어 반, 한글 반. 마치 영어 학습교재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