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BC Contents

<동해 대문어 ①> 해군 출신 PD, 어부가 되다

"이번 `문어 전쟁`은 해군 출신인 황 PD랑 어부 아들인 김 기자가 맡아줘야겠어"

 

28일 밤 11시 15분 전파를 타는 MBC 다큐스페셜 <동해 대문어>. 

 

동해바다의 대문어는 동해에선 자취를 감춘 명태, 어획고가 급감하는 오징어처럼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동해 대문어의 어획고 감소 이유와 해결방안을 생각해보는 다큐멘터리다.

 

 

30킬로그램 짜리 동해 대문어.

 

촬영하려면 새벽 2~3시 어부를 따라 조업 현장에 나가야 하는 일이 허다하다. 너울성 파도가 심한 바다와 거센 비바람을 견뎌내야 하고, 무엇보다 날씨가 따라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제작 특명은 삼척MBC에서 근무하는 황지웅 PD와 김형호 기자에게 떨어졌다. 황 PD는 해군 출신, 김 기자는 어부의 자식이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김 기자와 황 PD가 어민들을 찾아다니며 제일 먼저 꺼낸 말은 "내 아버지도 40년 넘게 문어를 잡았다"였다. 다큐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것이 김 기자의 얘기다.

 

 

김형호 기자(사진 왼쪽)가 문어잡이 배에서 어민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어를 잡아 올리는 어부와 이를 촬영하는 제작진.

 

배멀미를 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려고 첫 촬영 때는 울렁이는 배 위에서 8~9시간을 버텨야 했다. 어부의 자식이고, 해군 출신이라 배멀미는 안하지만, 유독 작은 문어배에서 오래 있어야 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동해 어촌마을의 자치 규칙에는 어민이 되려면 1년에 최소 60일 이상 배를 타고 조업을 해야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김 기자와 황 PD는 어민이 될 충분자격을 얻고도 남았다고. 그만큼 바다 위에서, 항구에서 어민들을 만나고 얘기를 듣고 또 들었다. 촬영을 이유로 조업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그러다보니 서서히 속내를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황 PD는 회고한다.

 

우리나라에선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300그램 미만의 문어는 잡을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렇지만 대문어의 경우 생식 가능한 크기가 12킬로그램이다. 따라서 대문어의 어린 새끼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경우 3킬로그램 이상의 대문어만 잡을 수 있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묵호항에서 어민이 대문어를 들어올리고 있다.

 

묵호항에서 판매 중인 대문어.

 

황 PD는 "현재 문어 가격이 최고 수준에 달할 정도지만, 어민들 사이 과도한 조업경쟁으로 문어를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원통 모양 그물을 사용해 문어를 잡거나 낚시에 미끼를 걸어 문어를 잡는 어민들 사이 조업 방식 때문에 충돌이 종종 생긴다는 것.


그는 "1킬로그램 내외의 작은 문어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음식 문화도 문어 자원 고갈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MBC는 28일 밤 11시15분 대문어의 가치와 위기를 다룬 <동해 대문어>편을 방송한다.

 

 

문어 숙회.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문어 숙회. 초고추장을 찍어 소주 한잔과 함께 넘기는 맛은 가히 최고다.

 

글. 정책홍보부 류의성(esryu@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