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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 미혼모, 세상 밖으로 나오다

지난 12월 5일 방송된 MBC나눔 특집다큐 <엄마의 꿈>은 10~20대의 어린 나이에 엄마의 삶을 선택한 미혼모들의 이야기를 통해, 편견으로 가득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다. 배우 고소영과 함께 가족의 외면과 경제적 어려움을 꿋꿋하게 이겨낸 어린 미혼모들을 따뜻하게 포옹한 <엄마의꿈> 뒷 이야기.

 

마음을 열고, 세상 밖으로
<엄마의 꿈>은 미혼모들을 섭외하는 일로 시작됐다. 여러 미혼모 시설을 방문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인터뷰와 촬영을 요청했지만 대부분의 미혼모들은 사회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했다. 자신이 만든 결과에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이었지만,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그들의 발을 묶어 두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제작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미혼모를 향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임을 밝히고, 꾸준하게 설득했다. 이러한 정성이 통했는지 많은 미혼모들이 사연을 보내주었고, 촬영 협조도 이뤄졌다. 미혼모와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를 해 왔던 배우 고소영도 미혼모들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자신을 보여주겠다고 나선 미혼모들의 용기에 힘입어,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 <엄마의 꿈> 촬영이 시작됐다.

 

 


오직 ‘엄마’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촬영은 미혼모 시설인‘생명누리의 집’에서 시작됐다. 그곳에서는 경제적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직업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미혼모들은 직업교육과 육아를 동시에 해내는 것이 힘에 부치는 듯 했다. 이런 초보 엄마들에게 여배우이자 엄마인 고소영이 먼저 다가갔다. 고소영은 육아와 삶에 대한 고민을 들어주며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미혼모들도 한 아이의 엄마로서 다가오는 고소영의 모습에 점차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험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 모습이었다. <엄마의 꿈>에는 미혼모들의 과거 이야기는 담지 않았다. 그녀들이 이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제작
진의 판단이었다. 오로지 소중한 생명을 책임지고 아이와 함께 당당히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엄마’로 그려내고자 했다. 밝고 씩씩한, 아직은 육아에 서툴기에 더 예쁜 초보 엄마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촬영을 마치고 더빙까지 끝내던 날, 고소영은 미혼모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 혼자서 아이를 지켜내고자 하는 위대한‘엄마’들을 향한 그녀의 진심이었다. 고소영의 바람처럼 <엄마의 꿈>이 세상의 시선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글. MBC나눔 기획사업팀 김은미 과장

 

 

<엄마의 꿈> 출연자 진민영 씨  “미혼모, 당당한 사회 구성원되길”

 

처음 미혼모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뱃속의 아이만을 생각했다. ‘내가 아이를 키울 수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았지만 결국은 아이와 티격태격하며 함께 살고 싶다는 바람이 결정적이었다. 내가
방송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그러한 나의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보여주고싶었기때문이다.


나는 밝은 모습으로 이룸(아들, 2살)이를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미혼모의 자식이라는 편견 속에서, 이룸이가 비관적으로 세상을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방송을 본 많은 사람들이‘밝아서 좋다’‘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응원해줬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에게도 삶의 행복과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다.

 


방송을 통해 내 두 발로, 이룸이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는 각오를 다시 다질 수 있었다. 고소영 언니의 격려로 ‘내가 잘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갖게 됐다. 나의 밝고 행복한 모습이 미혼모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좋겠고, 앞으로도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립하고싶다.


나는 동정을 받기 위해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있어, 때때로 찾아오는 외로움도 잘 견딜 수 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내 아이를 사랑할 것이다. 그러니 사회도, 세상 사람들도, 정부와 정책도, 나와 이룸이를 외면하지 말고 따뜻한 눈길로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