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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색>, 방송 8년간의 웃지못할(?) 오해

MBC의 문화예술 종합매거진 프로그램 <문화사색>. 지난 2005년 10월 28일 첫 회를 시작으로 어느덧 방송 8년을 맞았다. 각계각층의 문화예술 인사들과 작품을 카메라에 담아 온 만큼 많은 뒷 얘기가 있다. 무엇보다 문화사색의 제작진은 지금까지 웃지못할 오해를 안고 달려왔다고 털어놓는다. 어떤 사연인지 MBC 문화사색 허현정 작가로부터 들어본다. 

 

문화사색, 사색하는 프로그램? 그래서 무겁다? NO! NO! 문화사색, 우리 시대를 보여주는 4가지 색깔의 다채로운 오찬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오래된 명언이 있다. 알지 못하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해의 사각지대에 놓인 안타까운 프로그램, 문화사색은 문화도 어려운데 게다가 사색까지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란 웃지 못할 오해를 지금껏 안고 온 방송임을 먼저 밝혀두고 싶다.


 

 

 

네 개의 코너를 네 가지 다른 색깔로 설정하고, 선명한 테마, 차별화된 분위기로 구성해서 오늘날 쉼 없이 펼쳐지고 사라지고 진화, 발전해가는 문화 현상을 다양하게 담고자하는 것이 <문화사색>이란 문화예술종합매거진프로그램의 애초 지향점이자 현재까지 8년을 견지해온 목표다.


이제 문화는 더 이상 일부 계층의 특권이거나 취향과 여유의 대상이 아니며 기성복, 맞춤옷, 명품 옷을 골라 입듯 즐기는 시대. 하여 문화사색은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순수 예술’ 뿐 아니라 사진, 독립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디자인(가구, 섬유, 광고, 시각, 책 표지, 앨범디자인 까지 포함), 대중음악, 패션, B급, 인디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현상까지 젊고 유연한 시선과 방식으로 담고 소개해왔다. 2005년 10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해 370 여 회를 찍은 MBC내 유일한 문화매거진인 만큼 매주 조우해온 각계각층의 문화예술계 인사들, 매주 다른 공연, 전시, 콘서트들... 기억에 남는 순간도 참 많다. 특히 하종현, 이강소, 윤명로, 김구림, 이승택... 등 미술사가 기록하는 70-80대의 노장들.

 

 

 

 

집과 작업실에서 하루 종일 진을 치고 몇 시간씩 인터뷰로 괴롭히며 태고적 작품까지 다 꺼내서 포장을 뜯게 하는 집요한 피디에게 이들 대가들은 불만을 표시하기는 커녕 더 큰 격려로 대해주었고 따뜻한 집 밥을 챙겨 먹이며 그림 너머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런 따뜻한 접대(?)받은 피디들은 일주일 중 단 하루도 쉬지 못하는 피로를 잊고 다시 그 느낌을 그대로 편집으로 되살려내기 위해 밤을 새워 편집기를 지키곤 했다.

 

사실 많은 조명을 받아온 인기 작가든, 이제 막 주목받은 신출내기 작가든, 미술계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작가든, 프로그램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쪼개 모든 것을 보여준 예술가들은 늘 피디 작가를 감동 먹게 하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 대중음악에 한 획을 그은 인디음악, 15년의 역사를 훑어본 4부작 기획시리즈도 마음에 남는다. 당시 김정근 아나운서가 연말 혹한에도 불구하고 매주 홍대 현장에 나가 진행을 해주었던 기억이 새롭다.

 

 

 

다음 해 여름엔 서울, 거창, 밀양, 춘천, 연천, 제천, 울진, 대천까지 전국의 공연예술, 음악 축제 현장을 피디들이 나눠서 사방팔방으로 취재를 한 여름특집 2부작도 땀 냄새나는 프로그램으로 전송되었다. 그 외에도 계기성에 맞춰 바흐, 베르디, 베토벤, 마이클잭슨, 김광석, 서태지 특집까지... 정성을 기울인 방송으로 남았다.     

 

사실 매주 다른 작품과 아티스트를 이해하고 현장에서 감동을 흡수하고 그 감동을 시청자가 쉽게 전달하고자 분석, 재조합, 재구성하는 하는 일은 단순치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시청자를 대한민국 최상위 1%로 만들어주는 방송, 한번 본 이들은 ‘우리도 한 번 가볼까?’ 생각 들게 하는 프로그램, 문화예술이 어렵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이란 사실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으로서 <문화사색>은 더욱 정진해갈 것이다. 

 


<문화사색>은 시청하는 것만으로 한국 사회의 문화예술 흐름과 지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문화 풍향계, 문화 충전소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글. 문화사색 허현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