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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3D] "24년차 베테랑 PD가 가장 힘들었던 프로그램"

한국 최초로 독도를 'UHD 4K 3D'로 제작한

대구MBC 남우선 부장(PD), 김준우 대구MBC 촬영감독으로부터

프로그램 제작 뒷얘기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본다.

 

바다· 바람· 날씨· 갈따구· 체력· 시간..독도 3D 촬영 난제 산적

독도 생태계를 쭉 나열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괭이갈매기를 주인공으로 독도에 사는 동식물을 이어나가는 스토리텔링 식으로 구성했다.

 

바다 속 시야가 어둡고 부유물이 많아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3D 효과를 내는 입체값이라는 것을 설정해야 하는데, 발상을 전환해 이것을 입체느낌을 살리는 피사체로 활용했다. 보통 수중3D 촬영은 육지에서 미리 3D입체값을 정한 뒤 찍는다. 그러나 이번 수중 촬영은 예종삼 스테레오그래퍼가 바다로 직접 들어가 수중촬영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실시간으로 입체값을 세팅해 생생한 영상을 만들어 냈다. 다이빙 기술도 요구되는 고난이도 작업이다. 아마 국내 최초의 수중 스테레오그래퍼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독도에서의 하루하루는 단 한순간도 긴장을 놓치 못할 정도였다. 숙식 걱정은 물론, 눈만 뜨면 가장 먼저 날씨를 확인해야했다. 촬영이 가능한지 여부는 날씨가 결정할 정도였다. 너울이 높으면 배가 발에 묶이고,  바람이 많이 불면 장비에 바닷물이 튀어 녹이 슨다. 바람이 너무 거세 항공 촬영도 어려웠다.

 

독도에서 장비를 움직이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여객선을 타고 올 수 있지만, 독도에서 섬 뒷쪽으로 가려면 조그만 모터보트만 가능하다. 보트 흔들림이 심해 장비파손이나 침수로 이어지는 사고가 이어졌다.

 

 

 

부감숏 한 컷을 찍으려면 스태프들이 직접 무거운 지미집을 정상까지 날라야했다. 장비 위치 설정을 잘못하면 너무나 큰 시간과 체력 낭비가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게다가 독도까지 왕복 이동시간을 감안하면 지미집을 오랫동안 사용할 시간이 없다. 선착장 반대편 독도의 수려한 풍경을 화면에 담으려고 다양하게 시도했다. 대형 바지선에 골리앗 크레인을 설치하거나, 모터 패러 글라이더도 고려해봤지만 바람 때문에 불가능했다. 결국 헬리캠을 운용해 멀티콥터 촬영 가능한 팀을 섭외했다.

 

 

 

UHD 4K 3D 촬영은 데이터양이 엄청나게 방대해 이를 관리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다. 2테라바이트 용량의 외장하드 10개 이상을 써야했다. ('UHD 4K'는 해상도를 나타내는 말로, 풀 HD의 약 4배에 이를 정도로 초고화질을 뜻한다. 카메라가 찍어내는 해상도만큼의 우수한 화질을 가진 3차원 입체 영상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만큼 많은 데이터와 기술이 필요하다) 4K 3D 제작은 여러가지 제약이 뒤따른다. 3D 촬영은 많은 장비와 액세서리, 입체값 조절 등으로 기존 촬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데이터는 4배 이상은 많다.

 

 

 

제작 아이템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괭이갈매기의 부화장면과 물고기 사냥장면이었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서도의 가파른 절벽을 올라가 괭이갈매기 둥지를 찾아야했고, 알을 품은 어미새를 자극하면 안되기에 오랫동안 그리고 조용히 부화할 날을 기다려야했다. 갈매기 사냥장면을 촬영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다. 며칠을 투입해 수중과 지상에서 동시 촬영 준비를 마쳤지만 겨우 2-3컷을 찍는데 만족해야했다. 위에선 갈매기 똥이 떨어지고, 갈매기가 사납게 공격해 몸으로 이를 막아야했다. 


독도에 촬영을 다녀오면 제작진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12인승 승합차 2대 분량의 짐을 싣고 10시간이 넘게 이동해야했고 이 짐들을 캐리어없이 직접 들고 옮겨야했다. 경사 60도 정도 되는 가파른 서도 계단을 '천국의 계단'이라 부르며 육중한 장비를 들고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제작진들은 밤마다 파스와 소염진통제를 달고 살아야했다.

 

 


독도에서 이동수단은 작은 모터 뿐. 한번에 최대 4명만 탈 수 있기 때문에 제작진들이 움직이려면 최소 10번은 왕복해야했다. 서도에선 해수를 담수화해서 마시기 때문에 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도 없다. 3평 남짓한 방에서 17명의 스태프들이 잠을 청하는데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이보다 더 어려운 점은 바로 '깔따구'와의 전쟁이었다. 방충망 살충제 모기향 전기해충방지기까지 모든 장비를 동원해도 깔따구의 습격을 피할 수 없었다. 깔따구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물린 곳은 진물이 나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독도는 1년 중 40일 정도만 날씨가 화창하고 나머지는 악천후다. 300여 일을 악천후 속에 보내야했다. 작년 10월에는 태풍 다나스가 독도를 지나가 촬영이 지연됐고 숙소로 돌아가는 배에서 큰 파도를 만나 죽음의 롤러코스터를 '만끽'하기도 했다. 몇몇 스태프들은 바다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을 정도다.

 

독도3D를 연출한 남우선 부장은 "24년간 수많은 프로그램을 연출해 왔지만 이렇게 힘들었던 것은 처음이었다"고 회고했다. 특집다큐 10편을 만드는 품과 공이 들어갔을 정도고, PD로서 경험해 본 최고난이도의 작업이었다는 것이 남 부장의 말이다.

 

 

 

 

 

남 부장은 "독도를 UHD 3D로 1년간 촬영하면서 몸에 큰 이상이 와서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다시는 독도 근처로도 가고싶지 않을 정도"라며 웃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안에 담겨있는 영상만큼은  평생의 필모그래피에 남을 만큼 숨막힐 듯 아름답다. 가장 정직하게 독도에서만, 독도에 있는 모든 것을, 온 힘을 다해서 촬영해 낸 리얼독도를 담아낸 작품이다"고 강조했다.

 

글. 정책홍보부 류의성, 도움말. 대구MBC 남우선 부장, 김준우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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