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들어왔습니다!”


지난 6월4일 오후 5시 40분, MBC 선거방송센터 매직스튜디오.

출구조사 결과 발표까지 남은 시간은 20분. 데이터 담당자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선거 데이터베이스에 데이터 입력이 잘 됐는지 체크하고, 선거기획단이 보내온 출구조사 자료와 비교한다. 틀려서는 절대 안된다. 마침내 서울시장을 비롯해서 제주지사까지 17개 지역의 출구조사결과에 대한 확인이 끝났다.

 

 

이제 2층 A부조정실로 단숨에 뛰어올라가 가장 먼저 소위 ‘땡포맷’(18시 정각에 출구조사 예측결과를 가장 임팩트있게 표출하고자 선거기획단 이하 모든 스태프들이 가장 공들여서 기획한 포맷)을 확인한다.

 

비디오 모니터에 화면을 미리 내보고 다시 전체 데이터를 확인하다. 그 다음은 ‘파도타기 포맷’이다. 역시 17개의 모든 지역을 순서대로 확인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제 남은 장소는 주조정실. 출구조사결과가 방송되는 모든 장비들의 데이터 확인을 마치고 다시 매직센터로 복귀.

 

이제 10여분이 남았고 이제 18시가 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카운트 다운 숫자는 60 밑으로 떨어졌다.

개발팀 모든 스텝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도 들릴 것처럼 정적에 휩싸이는 스튜디오 안.

 

5, 4, 3, 2, 1!

드디어 18시 정각, 시청자들은 자동으로 송출되는 땡포맷’을 1분간의 멋진 동영상과 함께 송출됐다.

 

 

선거 당일 출구조사 결과발표가 나가기 직전의 매직센터를 비롯한 기술연구소 선거개발팀 담당자들이 근무하는 장소들마다 벌어졌던 긴박한 현장 풍경이다. 기술연구소 선거팀원들은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데이터 오류 혹은 장비 이상에 대비하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만큼이나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입사 후 10여 년 간 선거방송을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최고의 선거방송을 구현해온 기술연구소의 구진원 차장으로부터 후일담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MBC 기술연구소 구진원 차장


기술연구소에서 선거방송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정확성과 안정성’입니다. 개발기간동안 개발자 개인별로 또는 다 같이 모여서, 데이터가 정확한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데이터와도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또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수십 차례 거칩니다.


선거방송처럼 타 방송사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방송에서 데이터가 정확한 것만으로는 타사와 경쟁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의 정확성은 필요조건입니다. 타사보다 더 빨리 선거결과를 보여줘야 합니다. ‘신속성’은 보도 프로그램에서는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그렇지만 주요 방송사들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같은 선거 투개표 데이터를 공유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타사와 크게 차별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기술연구소에서는 데이터를 받은 이후부터 원하는 방송화면으로 얼마나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합니다.


 

출구조사 예측결과를 가장 임팩트있게 표출하기 위해 만든 이른바 '땡포맷'

 

그렇다면 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선거방송은 ‘데이터 쇼’입니다. 모든 방송사가 같은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이번 선거방송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던 <매직 웨어러블>, <매직 모션>, <서프라이즈> 같은 포맷들은 개표결과를 재미있고 새롭게 보여주고자 선거기획단에서 고민과 토론을 거듭해서 살아남은 아이템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획단이 원하는 ‘마술’을 ‘기술’로 해결하는 것이 기술연구소의 역할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외부 업체의 것을 많이 빌려 사용한 것이지만 방송환경에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생방송에 사용해야 한다면 몇 배의 확인과 검증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주먹을 쥐고 팔을 휘두르면 그림이 움직이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주먹을 어떻게 쥐어야 잘 인식하는지 그리고 팔 동작을 어떻게 해야 진행자의 동작이 어색하지 않으면서 그림 또한 잘 움직이는지,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기술연구소 담당자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생방송 상황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실시간 데이터 또한 어떻게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입사한 이후로 어느덧 10년이 넘어서도록 선거방송을 해오고 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선거방송도 많이 변했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선거방송 D-day가 99일만 되어도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며 일주일 내내 야근을 시작하고 며칠씩 밤도 새워 일했지만, 최신 장비와 기술들은 밤샘근무를 많이 사라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들어왔습니다!”라는 외침과 18시 정각 ‘땡포맷’이 송출되는 순간은 아직도 변함없이 저희를 긴장하게 합니다. 그리고 선거방송의 명가를 지키고자 하는 기술연구소 선거팀원들의 마음가짐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글. 기술연구소 구진원 차장, 편집. 홍보국 류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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