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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한번도 편히 쉬지 못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힐링여행

MBC의 사회공헌기업 <MBC나눔>이 지난 3월 29~30일 ‘아름다운 부모들의 힐링여행’을 개최했습니다. [장애인 희망 프로젝트] <아름다운 부모들의 힐링>은 중증장애인 자녀를 둔 40~50대 부부를 대상으로 부부 힐링 프로그램, 콘서트, 특강 등을 진행하는 행사로, 우리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심도있게 조명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MBC는 29일(목) 오후 2시 10분부터 장애인의 날 특집 [아름다운 부모들의 힐링]을 방송할 예정입니다. 동행한 <MBC나눔> 이건동 대리가 특별한 여행의 뒷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한번도 편히 쉬지 못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힐링여행

 

 

 

이번 여행은 중증장애아를 둔 부모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행사였기에 홀로 남은 장애인 자녀들에게 별도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한 번도 부부끼리 외출을 해보지 못했다’, ‘다른 부부들과의 소통의 시간이 될 것 같다’ 등 다양한 사연이 담긴 참가신청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며, 이 여행의 필요성과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가족의 특별한 사랑

 


3월 29일, 최종 선발된 30쌍의 부부들이 경기도 청평에 있는 작은 연수원에 모였다. 환영식은 일명 ‘꽃을 든 남자’ 프러포즈 형식으로 진행됐다. 남편들은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꽃을 전했고, 이를 받은 아내들의 얼굴에선 웃음과 울음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뭉클한 환영식에 어색하게 얼어붙었던 분위기도 서서히 녹아내렸다.

환영식 후에는 청평호 유람선에서의 선상데이트, 제주도 여행권을 건 부부 카누대회, 베스트 커플 선발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부모들에게 보내는 자녀들의 깜짝 영상이었다. 영상 곳곳에 부모들을 위하는 자녀들의 애잔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자녀들의 마음을 전해들은 부부들의 눈에서는 연거푸 눈물이 흘러나왔다. 울음바다가 된 행사장을 보면서 이들 부모가 자녀에게 줬던 특별한 사랑이 마음 깊이 전해졌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전에는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부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여행이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그들은 지극히 ‘평범한’ 부모이자 활기찬 부부였다. “둘만의 시간을 갖게 돼 행복했다” “휴식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우리가족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등 행사에 참가한 부부들이 전해온 후기를 보면서 이들에게는 다각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관심 또한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모쪼록 오는 4월 29일 오후 2시에 방송될 장애인의날 특집다큐 <아름다운 부모들의 힐링>이 복지 사각지대를 조망하는 뜻깊은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 MBC나눔. 이건동 대리 / 편집. MBC 이두호

 

 

 


처음 참가를 결심했을 때, 인학이(아들)와 우리가족의 일상을 찍어 방송할 계획이라는 이야기에 당황스럽고 망설여졌다. ‘방송을 본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아내와 오랜 시간 논의한 끝에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지만, 걱정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3월 29일 오전 5시경 순천을 떠난 우리 부부는 부푼 마음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처음으로 부부끼리 오붓하게 떠나는 여행에 설레면서도, 인학이 생각에 불현듯 불안해지곤 했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에서 조심스럽게 시작된 환영식에서 아내에게 꽃을 전달하며 “사랑하는 윤소희~”라고 아내의 이름을 힘껏 외쳤다. 나의 외침에 아내의 눈가가 촉촉해졌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 역시 마음 한켠이 먹먹해졌다. 연애 시절에도 해준 적 없던 깜짝 이벤트에 나도 아내도 벅찬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처음으로 경험했던 선상데이트도 낭만 그 자체였다.


이번 여행으로 우리 부부는 소중한 추억을 만든 것은 물론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 그리고 행복이란 본인 스스로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결론도 얻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우리 부부와 비슷한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부모들께 감히 말하고 싶다. 타인과 나의 삶을 비교하지 말라고, 힘과 용기를 잃지 말고 아이는 하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라고.


마지막으로 바람이 있다면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우리사회에 어우러져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부모가 없더라도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든든히 지켜줄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 참가자 황창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