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백성을 훔친 도둑> <휴먼다큐 사랑> ‘나의 이름은 신성혁’ 편

2017 54th ABU 시상식 결선 진출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둑>(연출 김진만·진창규, 극본 황진영 이하 <역적>)과 다큐멘터리 <휴먼다큐 사랑> ‘나의 이름은 신성혁’(연출 김보슬 이하 <휴먼다큐 사랑>)이 2017 ABU(Asia-Pacific Broadcasting Union, 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상 시상식 결선에 진출했다. 전 세계에서 출품된 다양한 작품을 제치고 당당히 결선까지 올라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위상을 떨친 두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ABU 심사위원의 마음까지 훔쳤다 <역적: 백성을 훔친 도둑>

허균의 소설 속 박제된 ‘홍길동’이 아닌 실제 역사 속에 실존했던 인간 ‘홍길동’의 삶을 담은 드라마 <역적>은 ‘홍길동’을 재조명하고, ‘연산군’ 과 ‘장녹수’ 등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MBC 정통 사극의 진수를 보여줬다.


<역적>의 ‘홍길동’은 100년에 한 번 태어날까 말까 한 ‘역사(力士)’로 묘사된다. 그만큼 <역적>의 대본은 묵직하면서 단단한 힘을 보여줬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최대한 빛날 수 있도록 캐릭터를 탄탄하게 설정하고, 배경에 맞게 사투리 대사까지 적절하게 구성하여 현실감을 높였다. ‘아모개’의 시련과 새로운 인생 여정까지 거침없이 전개된 사건들은 빠른 진행을 선호하는 최근의 시청 경향과도 맞아떨어졌다. 이런 힘에는 <절정> <제왕의 딸, 수백향> 등 여러 시대의 사극을 집필한 황진영 작가의 필력이 녹아 있다.


다중인격과 아동학대라는 어려운 소재를 대중적으로 풀어낸 <킬미, 힐미>를 통해 숱한 ‘미미’ (<킬미, 힐미>의 팬들을 일컫는 애칭)들을 양산하며 이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던 김진만 PD의 연출력과 유려한 영상미, 여기에 역사가 보여주는 시대 정신을 묵직하게 그려온 황 작가의 조합이 국제무대에서도 통했다는 평가다.


김진만 PD는 “흔히 알려진 대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 아닌 100년 뒤 허균의 소설로 다시 살아날 만큼 백성들 사이에 존재감이 뚜렷했던 ‘홍길동’을 통해 그가 우리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완성도를 한껏 올려준 배우들의 연기력

“연기를 통해서 진실과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밝힌 김상중은 ‘홍길동’의 아버지 ‘아모개’를 맡아 신스틸러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 초중반,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로 내공을 쌓은 윤균상은 자신의 비범한 능력을 숨긴 채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홍길동’의 순수하고 풋풋한 모습부터 각성 이후 ‘연산’과 대립하는 모습까지 인물의 성장 서사를 입체적으로 담아내며 극찬을 받았다.


폭군이 될 수밖에 없었던 왕 ‘연산’을 맡은 김지석은 “인생 드라마, 인생 캐릭터”라는 평에 걸맞게 고독과 불안에 휩싸인 왕의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며 연기자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홍길동’의 아역 이로운 역시 천진함부터 남다른 ‘힘’을 타고난 영웅의 모습을 넘나드는 연기를 능청스럽고 맛깔나게 선보이며 새로운 아역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휴먼다큐 사랑> ‘나의 이름은 신성혁’

<휴먼다큐 사랑>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가치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본사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브랜드다. 


명품 휴먼다큐로서 국제적인 인정도 받아, 2006년 ‘아시안 TV 어워즈(Asian Television Award)’, 2007년 ‘반프 월드 TV 페스티벌(Banff World Television Festival)’ 심사위원 특별상, ‘ABU prize’ TV 다큐멘터리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풀빵엄마’가 국내 최초 ‘제38회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상, 2011년 ‘엄마의 고백’이 ‘2012 휴스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휴먼다큐 사랑>은 다큐멘터리 부문이 아닌 ABU 회원사들이 선정한 글로벌 사안에 대해 ABU의 관점과 지역 특성을 잘 살린 프로그램에 시상하는 ‘ABU의 관점’이라는 부문 결선에 올랐다. 


미국으로 입양돼 40년간 살아온 아담 크랩서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신성혁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해 가는 과정을 담아낸 ‘나의 이름은 신성혁’ 편은 ‘ABU의 관점’ 올해 주제인 ‘New Home’(고국·고향을  벗어나 물리적인 혹은 심리적인 ‘New Home’을 재건한다)과 딱 맞아떨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40년 전 미국으로 입양을 갔지만 두 번의 파양과 양부모의 모진 학대 이후, 결국 거리에 버려지게 된 입양인 ‘아담 크랩서’. 양부모가 입양 내내 학대를 해 온 것은 물론 성인이 되기 전에 시민권을 신청해 주지 않으면서 이민국의 강제 추방 결정이 내려졌다. 


그 과정에서 <MBC 스페셜>을 통해 그의 이야기가 알려지게 됐고 방송 이후 친 어머니를 찾게 된 그가 한국에 돌아와 정착하는 이야기이다.


무려 3년간의 제작 기간 동안 아담의 인생 이야기부터 추방 당시의 모습, 그리운 어머니를 찾기까지 과정을 모두 담아냈다. 


ABU 상은 1964년 방송의 교육·문화 향상과 회원사 간의 영상문화 교류 및 우수 라디오·TV 프로그램 장려를 위해 창설되어 매년 ABU정기총회와 함께 열리고 있다.


다른 국제상과는 달리 어린이 프로그램상, 스포츠 프로그램상 등 다양한 출품 부문이 있으며, 아태지역 외 지역의 프로그램도 출품이 가능해 사실상 전 세계의 많은 작품들이 출품되고 있어 결선에 오른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 


11월 3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이번 시상식에서 두 작품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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