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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 "인구절벽을 넘어라"

8월 1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은 '인구절벽'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저성장 시대의 실체를 알아보고, 개인과 기업의 실질적인 생존 방법을 모색해본다. 개그맨 서경석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MBC 스페셜은'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 인구절벽이 바꾼 경제
일본은 10년 전,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화 시대를 맞았다. 일본 사회에 깊숙이 잠식한 고령화는 도심의 일상 모습마저 변화시켰다. 도쿄 도심엔 1,600가지의 생필품을 싣고 주택가를 누비는 이동슈퍼가 있다. 돈은 있지만 거동이 불편해서 생필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일본의 600만 노인들, ‘구매난민’을 위한 이동슈퍼이다.

짝수 달 15일이면 대형마트, 백화점 곳곳에선 할인 이벤트가 열린다. 이날만큼은 노인들도 지갑을 연다. 일본 노인들이 후생연금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엔딩노트의 바람을 타고 임종을 준비하는 활동인 슈카츠(종활) 비즈니스도 투어, 박람회 등 영역을 넓히며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다.

 

* 노후에 대한 불안에 지갑을 닫는다

올해 83세인 수미다씨는 아내와 받는 공적연금이 한 달에 200만 원이 조금 넘고, 70세까지 일을 해서 그나마 다른 노인들에 비해 형편이 나은 편이다. 젊어서는 아내가 하숙을 놓고 알뜰하게 저축해서 모아놓은 돈도 있다. 그러나 소비는 좀처럼 하지 않는다. 90년대 초, 일본은 경제 거품이 붕괴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내수시장만은 굳건했다. 오히려 내수시장이 위축된 건 90년대 후반, 바로 일본의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가 은퇴하던 시기와 같았다. 생산인구가 대거 빠져나가고 일할 사람이 줄어들자 소비가 멈추기 시작했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은 2016년. 그러나 한국 은퇴자들은 일본 연금생활자들보다 노후가 준비되어있지 않다. 30여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후 은퇴 3년 차에 접어든 김성률씨에게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두 아들이 있다. 자신의 노후보단 두 아들의 결혼비용 걱정이 먼저 앞선다. 내년부터 연금을 받지만 그것만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까마득하다. 그래서 은퇴 후에 20여 년 동안 살던 도심의 아파트를 팔고 시외로 이사했다. 오랜 취미이던 골프와 테니스를 끊고 주말이면 동네 친구들과 등산을 다닌다. 뭔가 열심히 산 것 같지만 막상 닥친 노후의 삶은 녹록지 않다.

 

* 가난한 100세 시대 - 일본보다 빠른 노령화, 가난한 노인

OECD 36개 국가 중 노인 고용률, 그리고 노인 빈곤율 1위인 한국. 우리 노인들은 일은 가장 많이 하지만 가장 가난하다. 100세 시대를 맞이했지만 평균 은퇴 나이는 52세. ‘은퇴하면 치킨집이나 차릴까’하고 창업에 도전하지만 ‘치킨버블’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한국은 치킨가게 포화상태, 그마저도 3년 안에 가게 60%는 문을 닫는다.

미국에는 이러한 창업 초기 폐업의 위험을 덜어주는 푸드 스타트업 창업 지원 공간, 키친 인큐베이터가 있다. 이곳에서 지난 3년간 독립한 회사만 30여 개. 적은 임대료만 내면 모든 편의 시설과 필요한 조리기구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메뉴 개발, 상품디자인에서 홍보, 판매통로까지 창업전문가들이 도와준다. 생산된 제품은 같은 지역에 위치한 직영점인 식료품점에서 판매한다.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아끼고, 시행착오 역시 줄일 수 있다.

 
저소득, 가계빚,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할 수 없는 불안한 미래, 100세 시대를 맞이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노후는 사람들의 지갑을 더 꽁꽁 닫게 했다. 위축된 소비, 빠르게 진행하는 고령화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닮았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성장이 당연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저성장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개인, 기업, 그리고 나라는 어떤 생존법을 찾아야만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