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다야. 커서 뉴스 앵커 되는거 어때?"

 

크면 '번개맨'이 되겠다는 6살 제 딸아이에게 했던 이야기 입니다.

 

매일 저녁 시청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하루동안 있었던 화제와 사건들을 이야기해주는 앵커.

 

'저 사람은 어찌 저리 말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고, 저렇게 참하고 반듯하게 생겼을까...'

뉴스를 보던 어르신들이 '엄친아'같은 앵커의 모습을 보며 한 번 씩쯤 뱉던 말인데,

저도 자식을 길러보니 꼭 저렇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더군요.ㅎㅎ

 

 

 

보도의 간판!

방송사의 얼굴!

 

뉴스의 중심!

'뉴스앵커!'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꽤 흥미로웠던 것은, TV에서 보던 앵커들과 복도를 지나며 직원으로서 인사를 건네는 것입니다. 스타를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죠. 연예인들은 예능을 통해 다양한 모습들을 전해주지만, 앵커는 늘 한결같은 모습이잖아요? '빈틈'이 없을것 같은..  그래서 TV에서 보지 못했던 뒷모습, 걸음걸이, 편한 말투, 제스춰에 자연스레 눈길이 갑니다.

 

한 번은 아주 유명한 앵커 한 분이 슬리퍼차림으로 현금출납기에서 돈을 찾고 있는데, 촌스럽게 그마저도 눈길이 가더군요. "아.. 돈도 찾는구나.." (-_-;; 다...! 당연하지!!!! =_= 요즘은 안그래요..ㅎㅎ)

 

 

 

 

요즘엔 케이블이나 종편 등 많은 뉴스 프로그램이 생겼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방송사 메인뉴스 앵커라 하면, 당대 대한민국에서 오직 여섯 명만 존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찌 특별한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You're so special'

 

2010년 뉴스데스크 4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 따르면<MBC뉴스데스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앵커'라고 합니다.


혹시 앵커와 아나운서의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아나운서, announcer>는  뉴스를 전달하거나 방송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사람들의 '직명(職名)'인 반면, <앵커, anchor>는 뉴스 프로그램에서 해설과 논평을 곁들이는 진행자의 '역할'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MBC가 최초로 '앵커'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1970년 박근숙 보도국장이 최초의 앵커맨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당시 앵커맨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득렬, 엄기영, 백지연 앵커처럼 장기간 뉴스를 진행하거나 손석희, 신경민, 최일구 앵커처럼 인상적인 멘트를 하는 앵커들이 나오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인기와 지지를 얻었습니다.

 

 

신비감 뒤에 감춰진 앵커들의 삶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도 여럿 나왔습니다.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고, 경쟁도 하고, 웃고 울고 장난도 치는..

 

 

그래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저녁 7시 30분,

 

8시 뉴스데스크를 보러 <뉴스센터>로 향했습니다. 진짜 '生'방송을 보러가는거네요. ㅎㅎ

 

 

이미 부조정실에는 뉴스데스크 편집부 기자(PD)와 각 담당 스태프들이 와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뉴스' 제작 스태프의 경우 다른 파트와 달리 아주 오랫동안 같은 포지션을 유지한다고 하는데요. 기술감독의 경우 뉴스센터에서만 25년을 일했다고 하니 완전 터줏대감격이죠. 설명해주던 스튜디오 진행자의 경우도 해당 경력만 18년이라고 하더군요.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함이겠죠?

 

 

 

아직은 방송 전이라 스튜디오가 활짝 열린 상태. 한 번 들어가 봅니다.

 

 

 

스튜디오 왼쪽 벽에 붙어 있는 '스튜디오 내 안전수칙',

손글씨로 반듯반듯 하게 쓰여진 안내판이 30년 여의도 방송센터의 역사를 말해줍니다.

 

30분 전인데, 스튜디오에 이미 도착해 준비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FD(Floor Director)입니다. 뉴스 스튜디오는 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방송중 스튜디오에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하는데, FD는 사전 준비, 출연자의 출입, 앵커 동선, 마이크 착용 등을 안내하거나 부조정실에 있는 뉴스PD의 지시에 따라 눈과 손이 되어 스튜디오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가 도착했을때 FD 한 분이 부조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앵커 데스크에 놓인 무선 마이크와 무선 인이어 모니터(IEM : In ear monitor)를 테스트하고 있었는데요. 방송용 인이어는 우리가 보통 쓰는 이어폰과는 조금 다르더라구요. 중간까지는 전선으로 되어있다가, 중간에 출력장치 같은것이 있고 다시 투명 튜브로 연결되다가 스프링 같이 꼬인부분을 거쳐 귀에 꽂는 부분이 있습니다.(상단 사진참조)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공기로 소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훨씬 큰 음압과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또한 전기적 오류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고.... 영화 <더테러라이브>가 생각났습니다...

 

 

 

<사진출처 : 더테러라이브 공식홈페이지 캡쳐>

 

 

스튜디오하면 '카메라'가 빠질 수 없겠죠. 사실 그곳에 카메라가 있기 때문에 가는 것이니까요. 

방송을 통해서도 보셨을텐데, 스튜디오에는 엄청 큰 카메라들이 몇 대 서있죠. '1번 카메라' '2번 카메라'로 불리는.. 스타들이 예능에서 카메라를 제대로 찾지못해 난감해하는 장면들도 많이 나오고..

 

그때 보시던 것이 바로 '스탠다드'라고 불리는 카메라 입니다. 딱 봐도 '폭.풍.간.지'

 

 

 

아! 그런데, 요즘 아주 작은 똑딱이 카메라도 막 Full HD 찍고, 막. 그냥 막. 줌도 엄청되고 막 좋은데..

스튜디오 카메라는 왜 저렇게 큰걸까요? 화질이나 렌즈가 엄청 좋은걸까요? 아니면 허세? 자존심?

 

스튜디오에서 스탠다드 카메라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유로운 무빙과 워킹, 안정적인 인아웃과 패닝, 붐업 다운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쉬운 말들인데 어쩌다보니 다 영어네요. 다시 말해 카메라를 상하좌우전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피사체의 동선에 따라 다녀도 안정적인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것이 바로 '페데스탈(camera pedestal)'이라고 불리는 카메라 지지대 입니다. 즉, '페데스탈'이 실세인 셈이죠. 또한 프롬프터를 장착한다던지.. 음.. 굳이 몰라도 되는, 얘기해도 모르는 각종 옵션들을 추가 장착할 수 있는것이 장점이라고 합니다.

 

야외 촬영에 쓰이는 ENG 카메라의 경우 사람이 잡다보니(hand-held) 단순한 이동이나 패닝(panning , 피사체에 맞춰 카메라를 움직임)만 하더라도 떨림이 있을 수 밖에 없겠죠. 그러다보니 삼각대를 쓰거나 사람이 잡아도 고정된 자세로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스튜디오에도 ENG 카메라 같은 작은 카메라도 있는데요. EFP(Electric Field Prodution)라고 부릅니다. EFP는 스탠다드와 거의 동일한 성능을 내면서 크기가 작기 때문에 스탠다드가 접근이 불가능한 곳까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가령 무대 안으로 깊이 들어가서 촬영을 한다던지 테이블 위에 놓인 도구나 소품을 촬영하는 등 스탠다드가 처리할 수 없는 앵글을 EFP가 담당하는 것이죠.

 

외형을 보면 ENG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EFP와 ENG의 차이는 바로 '녹화장치'의 유무입니다. 스튜디오 카메라인 스탠다드와 EFP에는 '녹화장치'가 없습니다. 헉. 굉장히 놀라운 사실이지 않나요?

 

스튜디오 카메라는 부조실과 케이블로 연결되어있어 부조에서 카메라의 모든 작동과 셋팅, 녹화를 담당합니다. 스튜디오의 경우 야외촬영과 달리 광량이나 색온도가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처음에만 스튜디오에 맞게 셋팅을 하면 이후에는 부조에서 노출정도만 조절해주면 된다고 합니다.

 

 

 

스탠다드 카메라 자세히 한번 보시겠습니까?

 

 

 

 

카메라 앞면을 보시면 청산유수같은 앵커 말하기의 비밀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카메라 정면에 장착되어있는 '텔레프롬프터(tele prompter)' 때문인데요. 프롬프터는 앵커가 카메라 정면을 바라보면서 원고를 읽도록 해주는 장치입니다. 카메라 아래에 장착된 문자 디스플레이를 거울로 굴절시켜 카메라 렌즈 앞에 장착된 편광필터에 반사되도록 한것이죠. 이덕분에 앵커는 카메라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원고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 이름도 유명한.. 왠지 외국사람 이름같은.. '지미집(Jimmy Jib)' 입니다.

지미집은 크레인 위에 카메라를 달아 아주 높은 시점(視點)에서 아래를 조망하며 다양한 구도로 찍을수 있도록 한 특수촬영 장비입니다. 아래에 리모콘과 모니터가 붙어있어 가능한 일이죠. 주로 인트로나 엔딩, 브릿지 장면에서 현장 전체를 담은 부감(俯瞰)을 보여줄때 쓰입니다. 

 

 

 

 

 

7시 50분이 되자 권재홍 앵커와 배현진 앵커가 스튜디오로 입장했습니다. 앵커는 큐시트가 모두 확정되면, 앵커 멘트를 직접 작성하고 보통 촬영 10분 전쯤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앵커가 들어오자 곧 메이크업, 헤어, 의상 담당자가 따라 들어왔습니다. 앵커가 마이크와 인이어를 착용하는 사이 각 담당자들은 앵커의 얼굴과 머리, 옷을 매만집니다. 분장을 마친 앵커들은 앵커멘트를 소리내어 연습하고 부조실로부터 큐시트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듣고 확인합니다.

 

 

 

방송 5분 전이 되자 조명이 꺼집니다. 스튜디오 문이 잠기고 'ON AIR' 표시등에 빨간불이 켜집니다.

이제 스튜디오에는 앵커와 카메라, FD만이 남았습니다. 이제 모든 상황은 큐시트에 따라 움직입니다.

 

 

 

뉴스데스크 타이틀이 시작됩니다.

 

'휘~~♪ 유우웅 --'

'밤↘ 빠-밤↗ 빠바바-밤↘ 빠바바- 빠바바- 빠바바밤↘ 밤↗빠↗밤↗ 뚜두구두구~♪'

 

뉴스PD : "10초 전 입니다!"

 

'뚜.뚜.뚜. 뚜 - '

 

뉴스PD : "앵커"

 

권재홍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향가는길 언제나 정겹고 가슴 설레는 순간. 
                     한반도는 이미 귀성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배현진 앵커 : "네! MBC 헬기가 지금 안성분기점 상공을 날고 있습니다.
                     자. 이동경 기자 귀성길 표정 전해주시죠"
 

이동경 기자 : "네 저희 취재 헬기는 경부고속도로 안성분기점 상공을 날고 있습니다"

 

- 2013년 9월 17일 <MBC 뉴스데스크> 오프닝 中 

 

뉴스데스크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뉴스가 나가는 한 시간 동안 또 저 혼자 긴장한채로 서서 봤습니다.

 

방송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 되었습니다.  '43년' 뉴스데스크 저력이겠죠.

또한 매일 같이 맡은 자리에서 각자의 임무와 책임을 다한 스태프들의 노력입니다.

 

다음은 보도의 최전선! 기자의 현장으로 찾아 떠납니다.

 

 

글.사진 / 정책홍보부 이두호 (ruda@mbc.co.kr)

자문 / 뉴스데스크편집부 박승권 윤성철, 영상2부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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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최우석 2013.10.07 23:13 신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당장 지금으로서는 무리겠지만
    상암 MBC 부터는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문화방송이니까..
    개인 의견도 들어봐 주실수는 있으시죠?ㅎㅎ..

    왜 꼭 단체로 해야만 견학이 가능한거죠?
    개인혼자가 민증,핸드폰,지갑 등을 맡기고 그래도안되면
    등본을 띄어서라도 MBC 뉴스센터를 견학하고싶습니다..

    정말 개인 견학은 불가능한가요..?
    물론, 지금 당장은 불가능 하겠지요.
    하지만. mbc, 소통한다면서요 시청자하고요,
    근데 견학한번 못하면 너무하잖아요..
    MBC, 제 글을 다시한번 읽어주시고
    개인견학제도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개인견학인만큼, 무척 까다롭게하면되잖아요..
    예를들어서 민증,핸드폰,지갑.등본 을 띄어서 맡기면 되잖아요..
    한번 잘 생각해보시고.. 답글 기다리겠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최우석 2013.10.07 23:14 신고

    오죽하면 MBC 뉴스스튜디오가 꿈에 나오겠습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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